우리나라 가구 10곳중 4곳이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6일 은행권이 입수한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의 `가계 금융부채 상환능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10개 등위로 나눈 결과 하위 4개 등위가 채무상환 능력을 상실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BCG가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6월말 현재 가계당 부채.자산.가처분소득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하위 4개 등위에 속한 가구는 금융자산과 가처분 소득을 모두 합쳐도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금융자산과 가처분소득이 가장 적은 하위 1등위의 경우 가계당 부채는 1천900만원인데 비해, 가계당 자산은 220만원이고 가처분소득은 전혀 없어 자산+가처분소득대비 부채비율이 851%에 달했다. 하위 2등위의 경우 가계당 부채는 1천830만원인데 비해 가계당 자산은 280만원,가처분소득은 730만원으로 부채비율이 180%에 달했고 하위 3등위와 하위 4등위는 각각 부채비율이 115%와 101%를 기록했다. 이들 하위 4개 등위는 특히 이자비용이 가처분소득의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가처분 소득에서 생활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근본적으로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처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상위 3개 등위의 경우 부채비율이 10∼53%에 불과, 상.하위 등위간 커다란격차를 드러냈다. 특히 10개 등위의 총 부채를 가처분소득과 자산 총액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33%로 나타나 가계의 `빈익빈 부익부' 가 극심한 상태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 자료를 워크숍 자료로 활용한 모 시중은행의 임원은 "전체 가계의 40%가 `디폴트'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가계의 신용위험이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가계 부문의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 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조사결과로 볼 때 내년에도 가계부실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이 가계대출의 건전성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가계 신용위험이 매우 심각했던 것은사실이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는 경기변동이나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따라 가계부실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