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브랜드 가치평가'(산업정책연구원 주관,한국경제신문 산업자원부 후원) 결과는 국내 기업간에도 브랜드 가치의 격차가 얼마나 큰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2∼5위군의 브랜드 가치를 모두 합한 수준으로 나타나 브랜드 관리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가브랜드 가치에서도 한국은 지난해 5천8백49억달러보다 6백억달러 감소한 5천2백24억달러를 기록,외국인 투자유치 등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국가브랜드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의 해외 사업활동에 의해 국가 브랜드 가치가 강화되는 측면이 강하다"며 "기업의 경영활동 독려를 통한 국가브랜드 강화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업간 브랜드 격차 커 국내 브랜드 가치 2위인 SK텔레콤의 가치 평가액은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10위를 차지한 CJ의 가치 편차도 20배 이상 났다.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18조8백36억원)는 SK텔레콤 현대자동차 KT 포스코 등 2∼5위의 브랜드 가치를 모두 합한 수준(19조4천억원)이어서 브랜드 관리에서 국내 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 상위 10위권 안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6개사가 IT(정보기술)기반 기업으로 조사돼 업종별 편중 현상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철강 등 주력기간 산업 가운데 10위에 포함된 기업은 현대자동차 포스코 기아자동차 등 3곳에 불과했다. ◆선진 기업과 차이 극복해야 국내 기업과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과의 브랜드 가치 편차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회사인 인터브랜드와 미국 비즈니스위크가 지난 7월 공동 조사한 '2003년 세계 1백대 브랜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1백8억달러(25위)에 그친 반면 1위를 차지한 코카콜라는 7백4억달러에 달했다. 국내 최고 브랜드의 가치가 세계 최고 브랜드의 7분의1 수준에 그친 셈이다. 오영호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은 "국내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며 "세계 일류상품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표 브랜드를 육성해 나가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가브랜드 관리 시급 인적·물적 자원과 국가 이미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산출한 국가브랜드 가치에서는 한국이 지난해(5천8백49억달러)보다 6백억달러 가량 떨어진 5천2백24억달러를 기록,33개국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1위는 미국으로 한국의 16배인 8조7천96억달러를 기록했다. 2∼5위에는 영국(2조1천7백24억달러),독일(2조9백9억달러),일본(1조9천5백89억달러),프랑스(1조2천8백78억달러)가 각각 올랐다. 세계 경제의 핵심축으로 급부상 중인 중국(6천79억달러)은 캐나다(6위,1조2천4백27억달러)와 이탈리아(7위,8천4백49억달러)에 이어 8위를 차지했다. 신철호 산업정책연구원장은 "동북아 경제중심국가와 외국인 투자유치의 선결조건인 국가브랜드 강화에 민·관 합동의 전략적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