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네즈'는 태평양의 간판 브랜드다. 화장품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전문점 리그에서 싸우는 대표장수다. 주요 고객층은 25세 안팎의 여성이다. 94년 런칭된 라네즈는 장수 브랜드로도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차례에 걸쳐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며 신선함을 놓치지 않은 결과다. 여기에는 99년 후반 이나영을 간판 모델로 전격 기용하면서 펼친 브랜드 전략이 주효했다. 태평양은 당시 신인이었던 이나영을 앞세워 라네즈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나섰다. 이나영의 이미지는 순수. 표정이 풍부한 커다란 눈망울엔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세상 어디에도 적이라곤 없을 것 같은 순진무구한 표정도 인상적이다. 획일화된 현대 미인들 틈에서 확 튀는 개성있는 외모는 처음부터 참신한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태평양은 이나영의 귀엽고 상큼한 이미지를 활용,'에브리데이 뉴 페이스(매일매일 새롭게)',해피니스(행복)',오늘은 라네즈' 등을 컨셉트로 광고 캠페인을 펼쳤다. 올해 들어서는 기능을 강조하는 광고도 내보내고 있다. 울트라 하이드로 에센스 등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광고는 이나영의 사랑스러운 이미지와 함께 부담없이 전해진다. 이나영의 라네즈 광고는 한때 김남주의 라끄베르(LG생활건강) 광고와 경쟁을 벌였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종합순위에서 김남주의 라끄베르(2위)가 이나영의 라네즈(3위)에 앞섰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라네즈는 2위,라끄베르는 4위로 나왔다. 4년간 라네즈를 떠받쳐온 '이나영의 힘'은 브랜드 이미지 조사에서도 여실히 입증된다. 이나영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을 꼽으라는 문항에서 6위에 올랐다. 또 이나영의 라네즈 광고는 호감 영향력(8위),신뢰 영향력(8위),구매욕구 영향력(9위) 등 3개 부문 모두에서 톱10에 들었다. 애니콜 KT유선전화 등 이나영이 출연한 8개 광고 중 라네즈는 이나영 효과를 가장 크게 거두고 있다. 이나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광고명을 묻는 최초상기도 조사에서 '라네즈'는 51.5%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나영이 출연한 광고명을 물은 결과(95.5%)나 가장 어울리는 광고(81.0%)에서도 단연 1위로 꼽혔다. 라네즈 광고를 담당하는 태평양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허재영씨는 "앞으로도 이나영의 이미지를 활용해 '행복해지는 브랜드'라는 일관적인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