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높이기 위해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늘림에 따라 자본의 안정성이 크게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채권는 이미 발행 잔액이 21조원을 넘어 원리금 부담이연간 1조원을 웃도는 등 은행 경영에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일반은행의 자본보완증권 발행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이후 후순위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시중.지방은행의 보완자본 한도소진율이 2001년 말 61%에서 올 6월 말에는 67.6%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4개 시중은행은 보완자본 한도 소진율이 85%를 초과하고 있어 기본자본이증가하지 않는 한 후순위채의 추가 발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6월 말 현재 5개 시중은행의 '하위 후순위채'(만기 5∼10년) 한도 소진율은90%를 넘어 이들 은행은 하위 후순위채 발행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기본자본은 납입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돼 배당 이외에 비용이 없지만후순위채, 누적배당형 우선주 등의 보완자본은 원금과 이자를 갚거나 높은 배당을실시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보완자본 인정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보완자본 한도가 소진됐다는 것은 증자나 영업이익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 이외에 자본을 늘릴 수단이 거의 막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방은행은 보완자본 한도 소진율이 40%, 하위 후순위채 한도 소진율은46%로 비교적 낮아 아직은 후순위채 발행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지방은행의 보완자본은 1999년 말 11조9천363억원에서 2001년 말 15조2천121억원, 2002년 말 19조297억원, 올 6월 말 19조4천6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은행들은 한도 소진 등으로 후순위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지난 5월부터 기본 자본자본 확충 수단인 하이브리드채권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현재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잔액 1조6천억원 중 1조4천억원이 올 들어 발행됐다. 한은은 국민은행과 후순위채 발행 여력이 거의 없는 시중은행들이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순위채는 금리가 일반 금융채의 4.5∼4.8%에 비해 1% 포인트 정도 높은 반면 하이브리드채권은 후순위채보다도 1.5∼2.5% 포인트가 높아 은행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6월 말 현재 일반은행의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과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잔액은모두 21조원으로 금리를 연 5.5%만 잡아도 연간 이자 부담이 1조1천550억원에 달해은행 수익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국제금융계는 신용도 평가시 BIS 자기자본 비율 이외에 기본자본 비율도 중시하고 있으며 주요국의 기본자본 비율은 미국 및 독일계 은행이 8∼10%인 반면 우리 나라는 4.8∼6.9%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향후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한도까지 소진될 경우 더 이상의 자본 확충수단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BIS 자기자본 비율 제고를 위해서는 수익 창출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외환 위기 이후 신인도 하락과 증시 침체, 경영 악화 등으로 증자가어려워 BIS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힘들어지자 손쉬운 후순위채 발행에 의존하면서자본의 안정성이 악화됐다. 한편 6월 말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자기자본에서 보완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국민은행이 34.3%로 가장 낮고 신한은행은 37.4%였다. 우리은행은 40.5%, 제일은행은 41.1%, 한미은행은 45.7%, 조흥은행은 46.8%, 하나은행은 47.8%였고 외환은행은 49.7%로 50%에 육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