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주 중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을 발표한다. 여기에는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부동산투기를 억제하는 것은 좋지만 당장 내집마련이 시급한 사람들로선 돈을 제대로 빌릴 수 없을까 우려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엔 시장금리조차 미미하나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과 연동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자니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부담이 많아질까봐 걱정된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장기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걸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장기대출을 받으면 대출한도가 많을 뿐더러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억제를 위해 담보인정비율을 종전 50%(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보다 낮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3년 이상 장기대출은 담보가의 6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고정금리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 오름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장기대출의 장점=만기 10년 이상인 장기주택담보대출상품의 장점은 세가지. 우선 10∼35년간 대출받으면서 매달 원리금을 균등 분할상환하면 되기 때문에 상환부담이 작다. 또 3년 이하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담보인정비율도 60%까지 적용된다. 담보인정비율 60%란 1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6천만원(소액임차보증금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까지 담보가치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보통 3년짜리 담보대출을 받으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담보인정비율 한도가 50%다. 이밖에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경우 최고 6백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은행에 납부한 이자가 6백만원이라면 본인의 급여 정도에 따라 연 60만∼2백38만원에 이르는 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대출금리가 단기대출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어떤 상품있나=국민은행은 일정(거치)기간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거치기간이 지나면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KB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의 금리는 연 6.71∼7.82%.만기는 최장 35년이다. 우리은행은 연 7%대의 금리에 만기 30년짜리 주택담보대출상품인 '마이홈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이 상품은 1년 단위로 금리가 변동된다. 대출한도가 주택구입 소요자금의 70%(아파트는 80%)에 이를 정도로 높다. 하나은행은 연 6.01%의 금리를 적용하는 '소득공제 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1년 단위로 대출금리가 변동된다. 신한은행은 연 5.94∼6.27%의 금리를 적용하는 '그린홈 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만기는 최장 30년이며 주거래 고객은 0.3%포인트의 금리인하 혜택을 받는다. 조흥은행은 'CHB 장기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대출기간은 10년이며 최장 3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대출금액이 3천만원 이상이면 설정비가 면제된다. 대출금리는 연 6.03∼6.53%며 3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된다. 외환은행은 연 6.04∼6.24%의 금리를 적용하는 장기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상환은 3년 동안 이자를 낸 후(거치) 원금을 나눠 갚으면 된다. ◆소득공제 혜택 받으려면=10년 이상 장기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고 해서 누구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득공제혜택을 받기 위해선 △근로소득자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 이하)취득 등 세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즉 근로소득자가 아닌 자영업자는 처음부터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득공제를 위해선 대출 신청시기도 중요하다. 소유권 이전이나 보전·등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대출을 신청해야 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