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다음주 전경련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24일 "최근 SK 비자금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손 회장이 이달 안으로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이어 "오는 29일로 예정된 원로자문단회의와 30일 열릴 회장단 비공개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혀 재계가 원로자문단 회의와 회장단 회의를 통해 손 회장의 사퇴를 받아들이고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돼 온 후임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그동안 손 회장이 SK 안팎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전경련 회장직을 계속 유지한 것은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라 후임 회장을 물색하기 위해서였다"면서 "그동안 이건희 삼성 회장,구본무 LG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등에게 손 회장 후임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모두 고사의사가 완강해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손 회장 사퇴 이후 대행체제로 가기보다는 이른바 '빅3' 중 한 명이 후임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해 손 회장 후임으로 재계에 실질적인 리더십을 가진 실세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재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손 회장 후임에 대해 물밑논의를 계속해 왔으며 실세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쏠리고 있어 당사자들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빅3' 중 한 명이 회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경련의 구조개편 논의에 대해 "전경련의 중장기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며 "미국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로 개편하는 방안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