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성과를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국가경쟁력 확보차원에서 각국이 R&D 투자 증대에 나서면서 이 문제는 공통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같은 투자를 하면서도 성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슨 분야에 투자하고 누가 수행할 것인지,또 이를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어떤 기준으로 그 결과를 평가할 것인지 이른바 R&D 평가체계를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산업자원부와 본사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 R&D평가 심포지엄(본지 23,24일자)은 그런 측면에서 음미해 볼 만한 메시지를 많이 던졌다는 생각이다. R&D 예산의 절대액수에서 우리나라를 휠씬 능가하는 미국 일본 등도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을 보면 백화점식으로 투자를 해서는 결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고 본다. 또한 정부가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으며 기업의 혁신역량을 촉진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정부 부처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R&D 평가에 있어서 수요자가 누구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도 정곡을 찌르는 지적이다. 자신이 아는 분야만 중요하다고 고집하는 연구자들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국가 연구사업이 자칫 공급자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항상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될 과제다. 정부의 R&D 투자 역시 엄연한 공적지원인 만큼 평가의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도 공감이 간다. 경쟁방식의 효과를 기대한다면 무엇보다 평가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다국적 기업의 R&D 센터를 유치하려는 우리나라로선 이번 심포지엄이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폐쇄적 연구체제는 경쟁력이 없는 시대다. 국내에 유치한 외국기업들에 문호를 개방하고 국제 공동연구를 적극 수용하는 쪽으로 R&D 평가도 국제화ㆍ개방화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