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CCTV 감시, 경비원 상주, 반출시 담당자의무 배석, 관련문서 7년 보관.... 국가 정보기관이나 대기업 기밀정보실의 이야기로 들린다. 그러나 이는 남성들의 관심사인 발기부전 치료제의 보관 시스템을 요약하는 단어들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통상 전문의약품의 경우 업체들이 관리에 신중을 기하고 있으나 특히 발기부전치료제는 일반인의 관심이 높은데다 암시장도 극성을 부려 보관과 유통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한국릴리의 경기도 화성 공장에는 `시알리스'만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있다. 품질유지를 위한 온도.습도 조절은 기본이고 CCTV와 경비원이 24시간 감시하는 특별 관리대상이다. 출입문은 이중 잠금장치로 돼있고 비밀번호도 수시로 변경된다. 열쇠는 2개 부서에서 따로 관리해 `단독범행'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창고벽의 재질은 강철. 한국바이엘의 `레비트라'는 항공편을 통해 수입되자마자 특별 경로를 거쳐 경기도 이천의 창고에 보관된 뒤 별도 조직된 태스크포스팀의 철통보안속에 관리된다. 다른 의약품들과는 달리 공항에서 특수제작된 트레일러에 실려 보관창고로 직송되는데, 이중 안전장치와 봉인으로 운송 도중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일단 창고로 들어온 레비트라는 제품 로고와 이름이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하며,공동마케팅 업체인 바이엘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직원이 직접 창고를 관리한다. 맏형격인 `비아그라'를 판매하고 있는 한국화이자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보관창고에 10여대의 CCTV를 설치, 반출입 상황을 빈틈없이 감시하고 있다. 제조 및 출하기록은 다른 전문의약품과 같이 7년간 보관하는데, 특히 비아그라는 판매 뿐 아니라 성분 시험 등 특수 목적으로 출하될 경우에도 장부에 그 수량을철저히 기재토록 하고 있다. 특수목적 출하 때는 담당직원 배석하에 그 용도를 철저히 확인하고, 사용되지않은 비아그라에 대해선 반드시 회수토록 하고 있다. 시알리스 관계자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암시장으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어 관리에 특별히 신경쓸 수 밖에 없다"며 "운송이나 관리 과정이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