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이상의 사업 아이템을 동시에 꾸려가는 이른바 '복합점'이 불황기의 전략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불황기엔 사업이 복합화 되고, 호황기엔 세분화 되는 경향이 있게 마련이다. 복합점은 전문성 측면에서는 다소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 하지만 목표시장과 고객을 넓히는 측면에서 복합점은 불황기에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초보 창업자에게는 위험분산 효과를, 기존 창업자에게는 수익성을 높일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주택가 학원들이 홈스쿨 사업을 접목시킨다든지, 패스트푸드점이 피자와 치킨을 함께 파는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남성용 미용센터가 모발관리 서비스를 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복합점을 운영할 때는 몇가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상호연관성이 떨어지는 품목을 피하라고 지적한다. 상호보완적이거나 고객을 공유할 수 있는 품목으로 아이템을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 동(同)업종 상호보완형 =일반 학원과 홈스쿨이 이상적인 조합으로 꼽힌다. 미술ㆍ음악ㆍ영어 등 전문학원들은 불황으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들 학원이 전문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홈스쿨 사업을 접목시킬 경우 교육프로그램의 차별화와 수익성제고 등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기존 수강생을 타깃으로 할 수 있고 추가 창업비용이 거의 들지않는 것도 장점이다. 놀이교육 홈스쿨인 북노리는 이러한 복합화 추세에 맞춰 주택가에 위치한 일반 학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에 허브ㆍ아로마 등 품목을 결합한 복합점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표면적으로 커피와 허브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커피ㆍ허브전문점인 후에버의 사업 모델은 커피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허브ㆍ아로마 제품을 둘러보게 하는 것. 실제로 커피 판매는 곧 바로 허브 매출로 연결돼 상관관계가 깊은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허브가 집중력 향상과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점도 매출증가에 한 몫 하고 있다. ◆ 위험분산형 =외식사업은 입지조건 못지않게 그 상권에 적합한 아이템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갈수록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있어 상권에 맞는 품목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보면 자칫 창업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복합점으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도 괜찮은 창업전략이 될 수 있다. '피자나라·치킨공주'가 대표적인 외식 복합점 사례다. 이 프랜차이즈는 가장 인기있는 외식메뉴인 치킨과 피자를 결합시킨 복합점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 또 피자 한판과 치킨, 콜라를 합쳐 1만원에 판매하는 저가격정책도 불황기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이제 시장형성단계에 있는 아이템은 복합점 형태를 띠면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다. 가령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대여ㆍ판매사업은 아직 시장이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향후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이 사업만으로 점포를 열기에는 다소 위험하다. 조이플렉스는 DVD와 게임CD 등을 함께 취급하고 있다. 수요층이 주로 젊은층이고 영화나 게임 마니아들이 많아 두 품목이 서로 '찰떡궁합'을 보이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조이플렉스는 이밖에 소니의 비디오게임인 플레이스테이션 하드웨어도 함께 판매한다. ◆ 이(異)업종 수익보완형 =모발 및 탈모관리사업은 비만관련 사업과 함께 대표적인 고성장, 고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이 사업은 통상 독립사업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조작이 간편한 장비가 개발되면서 병원이나 한의원 미용센터 등을 중심으로 한 복합점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한의원, 미용센터 등에서는 모발관리기기를 설치해 매출 확대를 꾀하는 추세다. 모발관리기기의 가격은 약 2천만∼3천만원 수준이다. 인쇄편의ㆍ사무용품 할인점도 같은 맥락에서 인기를 끄는 복합점이다. 사무용품을 판매하는 문구점에다 복사 명함 전단지 등 인쇄편의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체인 베스트오피스는 복합점 창업뿐만 아니라 기존 사무용품점을 복합점으로 개조시키는 사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