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부족 등으로 인해 경쟁국 중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의 도미닉 바튼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장은 지난 20일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세계경영연구원(이사장 전성철) 주최로 열린 '제1회 외국인 CEO 한국인 CEO 공동 포럼'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 등을 집중 거론했다. 바튼 사장은 "한국은 최근 3년간 경쟁력 약화를 경험했다"고 규정한뒤 경쟁력이 약화된 이유로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주요 부처의 변화 및 유연성 부족,책임 의식 결여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부족,'겁에 질리게 만드는' 강성 노조의 명성 등을 꼽았다. 그는 중국과 인도,러시아,브라질의 경쟁력은 앞으로 강화되고 아세안 국가들은 현재의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원군은 개혁에 성공했지만 개방에 실패했고 박정희 정권 이후 과거 정권은 개방에 성공했지만 개혁에 실패했다"고 평가한뒤 "참여정부는 개혁과 개방의 동시 추진을 통해 정부 스스로 잘못을 고쳐 한국을 외국자본이 들어오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뱅크 원의 스테판 제임스 서울지점장은 "한국의 CEO들은 기업의 가치가 주식시장에서 인도네시아 기업보다 저평가돼 있는 사실에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면서 "한국의 기업을 가치로만 따지면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700이 아니라 1,600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사업장의 이기적인 극한 투쟁도 문제지만 기업이 높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자본의 효율성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 세계경영연구원 산하 외국인 최고경영자모임(IGMF)과 최고경영자과정(IGMP)의 회원 40여명이 참가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