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거래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무통장거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은행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인터넷통장 사용을 적극 유도하고 있는데다 고객 사이에서도 인터넷통장 거래가 편리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이 통장을 발급하지 않는데 따른 원가절감분을 고객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서비스' 도입을 잇따라 검토하고 있어 인터넷통장거래 방식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 인터넷통장 가입 급증 =은행권에서 인터넷통장 계좌가 가장 많은 농협의 경우 작년 말 67만3천명이었던 'e-뱅킹' 가입자가 이달 20일 현재 77만9천명으로 한 달에 5천명 꼴로 늘어났다. 우리은행의 '우리닷컴통장'은 작년 말 2만8천 계좌에서 지난 3월 말 5만2천, 6월 말 12만6천, 이달 20일 현재 15만 계좌 등으로 급증 추세다. 닷컴통장 잔액도 8백억원을 넘어섰다. 하나은행의 인터넷통장은 작년 말 4만8천 계좌에서 현재 7만9천 계좌로 10개월 사이 65% 급증했으며 조흥은행의 'e-드림통장'도 2만2천 계좌에서 3만8천 계좌로 72% 늘었다. 국민은행은 현재 인터넷 저축예금 계좌수가 44만9천개로 매달 1천∼2천개씩 늘고 있다. ◆ 인터넷통장 거래 확산이유 =은행들은 창구혼잡을 줄이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인터넷통장 거래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닷컴통장 예금이자를 일반 통장보다 0.5%포인트 높게 쳐준다. 또 50만원 미만의 소액예금에도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종의 캐시백 서비스인 고객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 닷컴통장을 많이 사용할수록 수수료를 할인 또는 면제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의 경우 일반 저축예금에 가입하면 연 0.2%의 금리를 지급하지만, 종이통장을 없애고 e-뱅킹 저축예금에 가입하면 연 2.5%를 주고 있다. 고객 입장에선 무려 2.3%포인트의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은 무통장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달부터 거래내역서 출력기 4백50대를 전국 지점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또 다음달부터 통장을 만들지 않는 고객에게 통장 개설비용(약 3천원)만큼을 현금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종이통장은 일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통장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인터넷통장 거래방식이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