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판케 BMW 회장이 20일 오전 고건 국무총리를 만나 한국인의 외국어 실력에 의문을 표시하고 "외국 기업과 기술을 공유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점검차 내한한 판케 회장은 이날 고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지난주 '2003년 대한민국기술대전'에 참석했는데 영어 자료는 물론 영어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인력조차 없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외국어 교육에 관심을 가져 기업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언어장벽이 있으면 기술을 공유하는 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판케 회장은 고 총리와의 면담 직후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에서 일고 있는 노조의 경영참여 논쟁과 관련,"BMW 노조는 주주대표 등 20명의 회사 이해관계자 대표로 구성된 감독이사회(Supervisory Board)에 3명의 대표를 파견하고 있지만 회사운영이나 경영정책 결정에 참여하거나 간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 대표는 종업원의 이익을 대변하고 사측의 경영활동만 감독할 뿐 모든 의사결정은 사측 이사들로 구성된 경영이사회에서 내린다"고 덧붙였다. 해외 공장건설에 대한 노조의 반발 여부와 관련해서도 "미국에 공장을 세운 뒤 현지 판매량이 5배 가량 늘어났고 판매 확대분은 상당 부분 독일 본사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해외투자는 오히려 국내 고용안정을 강화하고 고용확대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판케 회장은 "한국은 IT강국으로 LCD(액정표시장치)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며 "LCD와 첨단 엔진 마운트용 고무,알루미늄,마그네슘 등 소재를 한국으로부터 공급받기 위해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홍열·정종호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