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투표에서 액션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당선시킨 1등공신은 그의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48)라고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8일 보도했다. 슈라이버는 남편 슈워제네거가 무명의 보디빌더에서 할리우드 액션 배우로,그리고 다시 정치인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동안 묵묵히 그의 곁을 지키며 조언과 지지를 보냈다. 슈라이버는 특히 민주당의 정치명문 케네디가 출신이면서도 집안의 냉대를 무릅쓰고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남편을 적극 지원했고,NBC방송 앵커 자리를 휴직하면서까지 지원유세에 발벗고 나섰다. 슈라이버는 지난 8월 슈워제네거가 출마를 선언한 직후 TV 토크 쇼에 출연해 "나는 정계에서 나를 가능한 한 멀리 데려가 줄 사람을 찾으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세가 시작되자 슈워제네거 캠프의 '비밀병기'라는 평가답게 정치와 TV의 속성에 익숙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남편의 유세를 배후에서 지휘했다. 유세막판 남편의 염문설은 최대 고비였다. 남편이 '섹스 스캔들에 굴복하지 않는 터미네이터(Teflon Terminator)'라는 보도가 나왔고 16명의 여성들이 남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슈라이버는 "30년전 단 5초간 만남을 가진 여성의 말을 믿을 것인가 나의 말을 것인가""나는 내가 결혼한 사람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어떤 것에도 굴복하지 않는다"고 남편을 방어했다. 1955년 11월6일 출생한 슈라이버는 조지타운대를 막 졸업했던 21세 때 보디빌더였던 슈워제네거(당시 30세)를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고교 때의 꿈인 TV 앵커를 이루기 위해 "방송은 사치스러운 장난이 아니다"는 상사의 야유를 이기고,12kg의 체중을 빼면서 방송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그녀의 어머니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누이이고,아버지 서전트 슈라이버는 1972년 대통령 후보 조지 맥거번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출마했다. 슈라이버의 친구들은 "남편만을 생각하는 가장 비(非)이기적인 그의 가치관이 최고의 자산이었다"고 말했다. 슈라이버는 슈워제네거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고 곧 NBC방송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