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국 광둥성의 경제발전 모델이다." 중양성(鍾陽勝) 광둥성 부성장이 6일 한국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던진 말이다. 그는 "1960년대 한국과 가나는 발전 수준이 비슷했으나 한국은 신흥공업국으로 발전했고 가나는 농업국가에 머물렀다"며 "양국의 문화와 가치관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 부성장은 "한국에는 도전정신과 함께 국가발전을 위해 저임금에도 열심히 일하는 문화가 있다"며 "한국으로부터 더 배워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 부성장의 말에 얼핏 기분이 좋기도 했으나 내심 뒤가 켕기는 건 웬일일까. 기자가 보고들은 바에 의하면 중국 근로자들은 한국 근로자보다 훨씬 근면하다.중국 근로자들은 생산성을 위해 웬만한 불편을 감수하고 잔업을 해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다는 게 현지 한국기업인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부성장이 부러워한다는 한국의 미덕을 한국 기업인들은 중국 근로자들로부터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주5일제와 노조가 한국과 중국에서 어떤 차이를 갖고 있는지 아십니까?" 광둥성에서 만난 한국의 한 대기업 중국법인 대표가 던진 질문이다. 그는 "중국은 주5일제와 노조설립이 의무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문제된 적이 한번도 없다"며 "노조설립이 의무가 아닌 한국에서 노조 없는 기업을 이상하게 보는 것과는 천지차이"라고 강조했다. 광둥성 포산시 관계자에게 이 문제를 물어 보았다. 그의 답변은 명쾌했다. "노조를 설립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가 없는데 왜 설립을 강요하나. 주5일제를 초과한 근무 역시 회사와 근로자간에 계약을 맺고 잔업수당만 제대로 지급된다면 문제될 게 없다." 광둥성은 지난해 한국의 8배에 해당하는 외자(1백65억달러)를 유치했다. 하지만 황화화(黃華華) 광둥성장은 3백여명의 투자교류단을 이끌고 오는 23일 다시 한국 방문길에 오른다. 광저우=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