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사회공헌 사업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 기업들은 과거 주주에 대한 직접적인 이익만을 중시하던 데서 벗어나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의 여러 가지 바람을 충족시켜야 하는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됐다. 기업 본연의 '이윤추구'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 기업들에는 두 가지 목표를 효율적으로 조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더욱 중요하다. 즉 기업 활동에서 이익추구가 1차원적이고 소비자 권익보호가 2차원적이라면 사회공헌은 3차원 또는 제3경영이라는 개념을 세울 만하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 전략이 기본적인 기업활동 전략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완전히 별개의 활동으로 분류돼 기업에 비용만 안기는 것으로 인식된다면 문제다. 이럴 경우 기업은 '사회공헌을 통한 기업 경쟁력 확보'라는 새로운 시대의 기업 환경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단순한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투자'라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위기상황에서 기업을 위한 보호막이 될 뿐 아니라 기업의 성장을 가능케 하는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사회공헌 활동은 우선 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높여 준다. 이를 통해 기업은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사회공헌 활동의 빼놓을 수 없는 이점이다. 기업이 축적하는 사회적 명성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는 사회적 평가가 반영된다. 이 과정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이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으로 평판이 좋은 기업에 근무한다는 사실은 조직 구성원에게 '보이지 않는 보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게 된다. 실제로 미국 UCLA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지역사회 기여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기업의 직원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세 배 정도 높은 사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 같은 개별기업 차원의 여러 가지 이점을 넘어 우리 사회의 건전한 자본주의와 자유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다.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의 필수 경영전략으로 떠오르자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코오롱 등 대기업들은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고 종류도 다양화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이제 사회공헌을 하지 않는 기업은 망한다"고 밝힐 정도로 이 사업에 적극적이다. 계열사 임직원의 자원봉사 활동은 연인원 20만명을 넘어섰다. LG는 구자경 명예회장이 LG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아 챙길 정도로 사회공헌에 관심이 높다. LG가 운영하는 재단만 LG연암문화재단 LG복지재단 LG연암학원 LG상록재단 LG상암언론재단 등 5개에 이른다. SK는 올해로 30년 된 장학퀴즈 프로그램을 중국에서 '중국 좡원방'이라는 이름으로 후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선 사내 봉사모임인 '아카시아회' 활동이 활발하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