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은 자본의 40%가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 이어서 자본의 안정성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국내 일반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은 47조7천억원으로 이중 28조3천억원은 기본자본이지만 40.6%인 19조4천억원은 보완자본으로 구성돼 보완자본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일반은행의 보완자본은 2001년 말 15조2천억원, 2002년 말 19조원, 2003년 3월말 19조2천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본자본은 납입자본금,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돼 배당 외에 비용이 없지만 보완자본은 후순위채, 누적배당형 우선주 등이어서 원금과 이자를 갚거나 높은 배당을해야하는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금융 선진국의 은행들은 전체 자본에서 차지하는 보완자본의 비중을 20%대에서 30%대 초반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 6월말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자기자본에서 보완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민은행이 34.3%로 가장 낮았고 신한은행은 37.4%였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40.5%, 제일은행은 41.1%, 한미은행은 45.7%, 조흥은행은 46.8%, 하나은행은 47.8%였고 외환은행은 49.7%로 50%에 육박했다. 반면 지방은행들의 자본 안정성은 시중은행에 비해 훨씬 나았다. 지방은행의 자기자본에서 보완자본 비중은 평균 27.3% 수준이었다. 선진 외국은행들도 자기자본에서 보완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았다. 미국의 씨티은행은 22.9%, JP모건은행은 30.2%였다. 영국계 HSBC은행은 30.7%, 프랑스계 소시에떼제네랄은행은 26.9%, 스위스계 UBS은행은 21.6% 등으로 국내 시중은행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보완자본 비중이 높아진 것은 지난 1999년과 2000년 은행들이 큰 폭의 적자를 내면서 자본금을 까먹어 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했으나 증시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증자가 어려워지자 손쉬운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금을 불렸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완자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후순위채는 이자와 원금을갚아야 하는 부채이기때문에 자본으로서의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우선 경영을 충실히 해 이익을 많이 내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증시에서 안정적으로 자본을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6월말 현재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평균 BIS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0.43%와 10.79%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