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rman@daesunggroup.com '활과 과녁이 서로 맞는다'는 속담이 있다. 무슨 일을 하려는데 딱맞는 기회가 때맞춰 왔다는 뜻이다. 내게 국궁이 꼭 그렇다. 최고 경영자로서의 스트레스 때문인지 한때 오십견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해서 시작했던 국궁이 건강을 회복하는데 주효했을 뿐 아니라 경영의 길잡이 역할까지 하고 있다. 바로 이런 게 잘 맞는 활과 과녁이 아닐까 싶다. 국궁은 집중력을 키워주고 호연지기를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 활터에서 1백45m 밖의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다 보면 온 정신이 모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활쏘기는 8단계로 이뤄져 있다. 발디딤 몸가짐 살먹이기 들어올리기 밀며당기기 만작(滿酌) 발시(發矢) 잔신(殘身) 등이 그것이다. 보통 4∼6초가 걸리는 만작은 절정에 이를 때까지 활시위를 잡아당기는 것으로 가장 좋은 발사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경영으로 따지자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시장 동향이나 경쟁 업체 현황 등 온갖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에 빗댈 수 있다. 이 과정이 어긋나면 원하는 경영성과를 얻을 수 없는 것은 만작이 잘못된 화살이 과녁에 제대로 닿을 수 없는 이치와 같을 것이다. 또한 발시는 마침내 사업 추진을 결정하고 집중 투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경영과 국궁,그리고 세상 만사가 다 비슷한 셈이다. 그래서 나는 여러 분야에 국궁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한창 진척되고 있는 남북교류 활성화에도 국궁이 한몫할 것으로 기대한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동이민족(東夷民族)이라 불렸는데 이(夷)자에 활 궁(弓)자가 들어갈 정도로 활을 제작하고 활용하는데 뛰어났다. 특히 북한은 우리 역사상 고주몽이나 양만춘 이성계 등 뛰어난 명궁을 배출한 지역이다. 따라서 국궁을 통한 문화교류는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서도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광화문 지하철역에서 내려 사직공원 뒤편으로 10분 가량 걸으면 고종 황제가 활을 쏘았다는 황학정이라는 활터가 나온다. 국궁 1번지로 꼽히는 이곳을 포함해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 생각보다 많은 활터가 있다. 전국적으로 3백곳을 넘는다. 많은 사람들이 활터를 찾았으면 한다. 지친 도심 생활에서 벗어나 가슴이 탁트이는 느낌에 흠뻑 빠져들 것이라고 자신한다. 건강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