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취임 후 60억 달러규모의 사업 1백여개를 정리하며 15만명을 해고하는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매년 20억 달러를 투자,연구개발 등에 힘쓴 결과 노회한 기업 구조를 혁신시키며 20년간 회사의 시장가치를 40배나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웰치 전 회장처럼 "기업을 살린 구원투수" 역할을 한 테크노 CEO로는 일본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사장과 핀란드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 회장,루 거스너 전 IBM 회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단연 침몰 직전의 닛산자동차를 회생시킨 곤 사장이다. 그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적자로 골머리를 앓던 닛산자동차를 2001년에 25억달러 흑자기업으로 만들어 놨다. 특히 외국인 CEO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일본의 폐쇄성을 극복,닛산자동차를 살려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1년 말에는 미국 CNN과 타임지가 공동 선정한 '올해의 가장 영향력있는 세계의 CEO 25인'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곤 사장은 프랑스 최고의 이공계 인력 양성소인 국립 '에콜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다. 기술에 관한 해박한 지식에다 결단력까지 겸비,불과 31세의 나이에 미쉐린의 남미법인 총괄 CEO로 부임했고 지난 99년 닛산자동차에 해결사로 파견됐다.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 회장은 '유럽의 잭 웰치'로 불린다.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위기에 몰렸던 회사를 일등 기업으로 거듭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입사했던 80년대 중반 노키아는 펄프 종이 고무 등을 만드는 평범한 제조업체였다. 이후 노키아는 컴퓨터 가전 등 첨단 분야에 진출했지만 90년대 초 큰 손실을 입으며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92년 그가 CEO로 취임하면서 회사는 대변신을 시작했다. 올릴라 회장은 가전 등 손실을 입은 신규 사업은 물론 펄프 등 회사의 주력사업까지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대신 휴대폰 단말기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몰두한 결과 노키아는 마침내 휴대폰 세계 1위 업체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올릴라 회장은 헬싱키기술대에서 공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IBM의 루 거스너 전 회장도 IBM을 위기에서 구출해낸 인물로 기억된다. 그는 93년 회장 취임 당시 사상 최대의 손실을 입었던 IBM을 몇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살려내 화제에 올랐다. 그는 특히 당시 대세였던 회사 분할론을 일축하고 기존 체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성공을 일궈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다트머스대 공대를 졸업한 후 하버드대서 MBA를 받았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