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전국광고주대회'가 한국광고주협회(회장 민병준) 주최로 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렸다.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란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대회에는 광고 유관단체장들과 업계 학계 언론계 등의 인사 5백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세미나,협회 창립 15주년 기념식,만찬행사인 '광고주의 밤' 순으로 열렸다. 민병준 광고주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경제가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나라가 잘 살려면 기업이 살아야 하고,기업이 살려면 무엇보다 국민의 기업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성장이 먼저냐,분배가 먼저냐 따지는 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면서 "성장이 있어야 분배도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기업들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만찬행사에서 광고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조규하 초대 광고주협회장과 리대룡 중앙대 교수,윤석태 경주대 석좌교수에게 KAA상을 수여했다. 또 연예인 이미연,차승원,장나라,김혜자씨에게 '광고주가 뽑은 좋은 모델상'을 줬다. 한편 대회 개회식 직후 열린 세미나에서는 정갑영 연세대 교수(경영학부),남성일 서강대 교수(경제학과),김재홍 한동대 교수(경영경제학부) 등이 주제발표를 하고 참석자들과 토론을 벌였다. 세 교수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한국인의 기업관,이대로 좋은가(정갑영 교수) 우리 국민의 반기업 정서는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국민이 60%나 되고 기업인에 대해서는 이 비율이 67%나 된다. 기업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일본 싱가포르 대만보다 훨씬 심하다. 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는 세계일류기업 탄생을 기대할 수 없고 경제 선진화도 불가능하다. 외국기업이 우리 시장을 기피하게 만들고 산업 공동화를 가속화시킬 따름이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도약하려면 기업과 시장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아직 '빚의 함정'(Debt Trap)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함정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기업이 흑자를 내도록 유도해 고용과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조건(남성일 교수) 경제력 평가기관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환경은 2만달러를 달성한 선진국이나 1만∼2만달러 사이에 있는 경쟁국들에 비해 크게 열악하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직접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75%로 비교대상국들에 현저히 뒤진다. 실질임금이 가파르고 올라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99년 이후 생산성증가율은 연평균 4.6%,실질임금증가율은 5.8%였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선진국들은 1만∼2만달러 기간에 실질임금증가율이 평균 1% 안팎에 머물렀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려면 기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정치적 노동조합주의의 폐해를 시정해야 하며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해야 한다. 경제적 자산권도 확실하게 확립해야 한다. ◆방송에 나타난 시장경제(김재홍 교수) 우리나라 지상파방송은 매우 정부지향적 태도를 보인다. 지상파TV 뉴스는 시장 자율보다 정부 개입을 훨씬 더 지지한다. 공영방송인 KBS MBC는 물론 민영방송인 SBS도 정부개입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해 국민들에게 시장 원리를 역행하는 왜곡된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이 바람에 경제뉴스를 통해 방송이 국민들에게 부정적 경제관,부정적 가치관을 조장하는 경향이 강하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