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 강북 부자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신한은행의 '베테랑' 프라이빗뱅커(PB)들이 강남과 강북 부자들의 특성을 세밀하게 관찰한 결과 여러 가지 면에서 서로 다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PB들은 우선 강남 부자의 경우 0.1% 금리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만 강북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금리에 덜 민감하다는 점을 차이점으로 꼽았다. 강남에는 은행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작은 금리 차이에도 고객들이 거래은행을 쉽게 바꿀 수 있어 은행 충성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강북 고객들의 평균 연령은 65∼90세로 높은 편이지만 신흥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강남지역에선 평균 40대 중반이 주요 고객이다. 이 때문에 강북 고객에 비해 강남 고객들이 증여 상속 등의 현안을 더 많이 갖고 있다. 강남과 강북 부자 모두 자신을 드러내기를 싫어 하지만 강남의 경우 어느 정도 자신을 알아 주며 대접도 해주기를 기대하는 반면 강북 고객은 은행 라운지에서 마주쳐도 인사마저 주고 받지 않을 정도로 '대외 기피증'을 갖고 있다. 강북 부자들은 특히 자신의 재산을 자녀나 친지들에게 밝히는 것조차 싫어한다. 강남 부자들은 아내나 딸 등 여성에게 어느 정도의 자산관리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강북 부자들의 경우 남성이 1백% 주도권을 쥐고 상담하는 점도 커다란 차이점이다. 그러나 양측 사이에 공통점도 있다. 강남과 강북 부자들 모두 자녀의 해외 거주나 체류가 많다는 사실이다. "강ㆍ남북 PB고객 90% 이상의 자녀들이 해외거주 또는 체류경험을 갖고 있다"는게 PB들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조사에 따르면 PB고객의 기대 수익률은 정기예금의 2배 정도인 연 8∼10% 수준이며 부동산 투자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부자 고객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의 재테크 성향에서도 강ㆍ남북간 차이가 드러났다. 재테크 교육업체인 중앙이아이피가 최근 성인남녀 1천1백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강북에서는 재테크 수단으로 금융상품(39.4%)이 부동산(37.9%)보다 다소 우위였으나 강남에서는 부동산(44.5%)이 금융상품(29.1%)을 크게 앞질렀다. 부동산과 금융상품 다음으로 꼽은 재테크 수단도 강북에서는 주식(9.6%)이 보험(7.4%)을 눌렀으나 강남에서는 보험(15.8%)이 주식(6.3%)보다 우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