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 우리은행장은 26일 시중은행에 외국자본이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주식예탁증서의 뉴욕증시 상장과 미국 현지법인 우리아메리카 은행의팬아시아은행 인수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 행장은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시중은행에 외국자본이 참여하는 것을 바람직하지않게 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행장은 "결제수단을 지닌 상업은행(Commercial Bank)의 활동은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하며 중요도 면에서 치안이나 국방과 유사하다. 또 은행은 자본을 축적해서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자원을 분배하는 역할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은행의 역할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최후의 중요한 순간에 결단을 내릴 때, 특히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이 지배하는) 소유구조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행장은 "대출압력을 받아 보았는가"라는 질문에 "아직도 대출압력을 받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면서 "괜찮은 대출건에는 여러 은행이 달라붙어 경합을 벌이는 상황에서 은행장에게 대출을 해달라고 압력을 가해야 할 사안이라면 틀림없이 문제가있는 경우"라고 말해 대출청탁이나 압력을 거절한 적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현 경영상황에 대해 "지난 2, 3년간 합병을 정착시키느라엄청난 고생을 했으나 이제는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을 고도로 발전시키는 등 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의 은행 영업은 하나 하나의 고객에게 얼마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면서 "이런 영업은 앉아서 고객의 요구에 응대하던 과거방식으로는 수행하기 어렵고 고객들의 상황을 일일이 파악하고 있어야 가능한 데 이점에서 우리은행이 유일하게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공적자금을 제공받았다는 죄로 인해 정부와 국회, 언론의 눈치를 살피면서 죽는 것 이상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으나 정부 지분 87%의 매각 방안등에 대해서는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이 행장은 우리아메리카 은행과 팬아시아 은행의 합병에 관해 "앞으로 동포사회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일단 내부의 능력을 키운 뒤 우리은행이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옛소련지역, 일본 등의 한인공동체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