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아남전자 둥관 공장.마란츠 등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업체 상표가 붙은 박스가 수북이 쌓여 있다. ODM(주문자설계생산)으로 공급하는 DVD플레이어 복합상품 등 첨단제품들이 쉴새없이 라인을 흐르고 있다. 올해 초 경기도 안산에 있던 마지막 라인을 완전히 이곳으로 이전한 것.최종기 총경리는 "일부 라인에서는 서서 작업을 한다"며 업무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회사의 제의에 근로자들이 흔쾌히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저급 품질'이라는 통념을 깨는 현장은 곳곳에 있다. 둥관에서 DVD롬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기 공장도 국내외 8개 사업장중 2001년부터 품질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난해부터 해외사업장을 돌며 펼치는 6시그마 교류회 2차회의가 이달 말 이곳에서 열리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스피커 라인을 얼마 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는 첨단제품인 광데크 라인을 깔기 시작했다. 인근 선전에 있는 삼성SDI 공장도 마찬가지.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모듈 생산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본사 조사팀이 이달초 이 곳을 방문했다. "생산 아이템을 첨단부품 등으로 구체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소개한 김재욱 총경리는 올해 초 첨단제품을 연구개발하는 부서를 별도로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2천여명의 근로자 개인별 월 성적표를 가리키며 한국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진출 공장의 첨단화는 한국 기업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본 파이오니아의 둥관공장은 일본에서 신제품이 출시되면 2개월내 라인을 깔고 6개월내에 생산하는 전략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노사분규가 일어나고 있는 동안 중국은 단순 제조기지에서 첨단산업기지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둥관·선전=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