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머스탱(당시에는 무스탕이라고 불렀다)과의 첫 만남은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와 함께 재미삼아 보러간 영화속에서 처음 머스탱을 보게 된 나는 머스탱의 남성적인 터프함과 날렵한 디자인에 매료되고 말았다. 그날 이후, 머스탱 마니아를 자칭하며 관련 자료를 수집할 정도로 머스탱은 나에게 자동차 이상의 의미였다. 그러던 중 지난달 초 포드 머스탱이 국내 출시됐다는 말을 듣고 포드자동차코리아 신사동 전시장으로 달려가 시승을 해본 후 바로 구입하게 됐다. 그토록 동경해 왔던 머스탱을 직접 만나는 순간은 생각했던 것 이상의 기쁨과 설렘이었다. 신형 머스탱은 야생마 엠블럼, 부드러움과 힘이 동시에 느껴지는 보디라인 등이 영화속에서나 보아 왔던 초기 머스탱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6인치 알루미늄 휠과 머스탱 스탬페이드 스트라이프, 머스탱 문자가 새겨진 리어패시아 등 기존 머스탱보다 한층 세련된 자태를 자랑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또 한번 흡족한 미소를 입가에 담을 수 있었다. 메탈 인테리어 트림으로 장식된 실내와 야생마 발굽을 형상화해 제작된 실내 전면부, 여섯 방향으로 조정이 가능한 전동식 운전식 시트와 최고급 가죽으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 등 최신 스포츠카의 면모를 골고루 갖췄다. 시동을 걸어 보았다. 차가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스포츠카 특유의 경쾌한 엔진음이 귀를 간지럽힌다. 속도가 올라가면서 3천7백97cc, 1백96마력의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바람소리 등의 소음을 현격하게 줄였다는 포드 관계자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기대 이상의 순간가속력과 고속에서의 정교한 핸들링, 운전자와 한몸이 되어 움직이는 듯한 유연한 코너링, 머스탱을 몰고 거리에 나섰을 때 쏠리는 사람들의 시선 등등…. 왜 머스탱이 지난 40여년간 수많은 경쟁차종의 단종 속에서도 그 이름을 유지했나 알 수 있다. < 영화 '싱글즈'의 영화배우 김주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