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여곳에 널리 퍼져 있는 주유소는 이제 단순히 차에 휘발유 경유등을 넣는 곳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정유업체들간 서비스 경쟁이 빚어지면서 독특한 서비스와 개념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주유소들이 많다. 단순한 기름가게가 아니라 생활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 ◆SK㈜ SK㈜는 경정비점인 '스피드메이트'를 전국 2백52개 주유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인 'OK마트'는 2백40여곳에 있다. 흠집제거,실내 장식 등을 전문으로 하는 '레드메이트'는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 7개소에서 내외장 관련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사진 등을 인화할 수 있는 온·오프 통합 사진관인 '스코피'는 20여곳,기름을 넣으며 고급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점 '클립'은 14곳에서 영업 중이다. 복합화 주유소의 대명사인 SK 여의도주유소는 스파게티 전문점인 '스파게띠아',샌드위치 전문점 '스코티쉬'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택배 서비스와 중고자동차를 중계해주는 'enCar센터'등을 갖추고 있다. 또 SK텔레콤 대리점과 여성 의류점도 있어 인근 아파트 주부들까지 찾아올 정도다. 서울 강남구 SK 반포주유소에 가면 지하 3층 지상 5층의 대규모 차량 전시장에서 미국 크라이슬러의 각종 차량을 만날 수 있다. 울산~경주 구간에 자리잡은 SK 풍차주유소에선 한식당·뷔페식당,우동전문점,피자체인점,편의점이 들어서 있고 2층엔 대형 연회장도 있어 돌이나 회갑을 비롯한 각종 비즈니스 모임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옥돌수면실과 세탁실도 있어 트럭 버스 운전자들도 선호하고 있다. ◆LG칼텍스정유 LG칼텍스정유도 경정비점인 '오토오아시스'를 4백40개,편의점인 '조이마트'를 1백92곳 운영하고 있다. 조이마트에선 꽃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어느 곳이든 3시간 이내에 고객에게 전달해줄 수 있다. 경기 안양에는 오토오아시스 산·학협동 1호점인 '열린LG점'이 있다. 대림대학 자동차학과와 협약을 맺어 열게 된 이곳을 이용하면 수준 높은 정비서비스를 받을뿐 아니라 장학사업에도 일조할 수 있다. 드라이브 스루형 패스트푸드 편의점을 채택하고 있는 인천의 시티주유소,부산의 라인주유소,수원의 남부그린 주유소,의정부의 21세기 주유소에선 맥도날드 햄버거를 즐길 수 있다. 의정부 송산 주유소에선 패스트푸드점 파파이스를 만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에 가면 기름을 넣는 것만으로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가슴 뿌듯함을 얻을 수 있다. 경기 고양에 소재한 '화정 현대오일뱅크'에 가면 친환경적인 세차시스템을 통해 자동차를 닦을 수 있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세차한다. 다량의 합성세제를 쓰는 다른 주유소에 비해 친환경적이다. 경북 경산시 '천마고속오일뱅크'에선 수익금의 일정부분을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에 기증,굶주리고 있는 세계 어린이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 또 별도의 주유권을 발행,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난방비를 기증토록 하고 있다. ◆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인 '원스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서구 하이웨이주유소와 인천 미림주유소,부천 입체로주유소 등 몇군데에 불과하지만 조만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원스톱은 생필품 위주의 편의점과 특정품목을 상자 단위로 할인 판매하는 할인점의 특성을 결합해 일상생활에 요긴한 상품들을 값싸게 살수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 현금지급기,택배 서비스,꽃배달 등의 사업도 벌여 주유소를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공간으로 변모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