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기항하는 세계 3대 선사의 하나인 대만의 에버그린이 기항지를 중국으로 옮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버그린코리아는 17일 "대만 본사에서 신감만부두의 정기 기항 선박들의 선적 차질이 계속될 경우 중국 닝보(寧波)로 기항지를 옮기겠다는 내용의 전문을 최근 보내왔다"고 밝혔다. 에버그린코리아 관계자는 "태풍 강습으로 신감만부두 크레인 7기중 6기가 완파돼 부산항 외항에서 3∼4일을 기다려야 하는 등 선박 스케줄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두 운영 선사 및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한 결과 10월20일 이후 화물은 선석을 확보했으나 오는 26일 입항 선박은 선석을 확보하지 못해 협의 중"이라며 "선석이 확보되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부산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송상근 항만물류과장은 "에버그린 입항 선박의 선석을 자성대와 신선대부두 등에 긴급 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에버그린은 자체 보유 5척 및 타 선사와 공동 운항 형태의 4척 등 모두 9척의 선박을 부산항에 운항하고 있다. 연간 30만개(20피트 기준)의 컨테이너를 처리, 외국 선사 가운데 부산항 최대 고객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