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 영화와 가요음반,게임기용 비디오게임 개방을 골자로 한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계획안을 발표했다. 방송 등은 국민정서와 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시기를 다소 늦춘다지만 사실상 내년부터는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모든 빗장이 열리는 셈이다. 일본 대중문화의 경우 98년 이후 점진적으로 개방한 결과 저질문화 유입, 우리 문화상품 시장 위축, 청소년들의 일본문화 중독 등의 우려와 달리 국민정서나 문화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이제쯤 완전개방해도 무리는 없다고 본다. 영화만 하더라도 국내시장의 일본 점유율이 2000년 7.4%에서 지난해 3.2%로 줄고,비디오ㆍ음반 시장 잠식 역시 미미하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개방 이후 국산영화의 일본 수출이 2000년 5백27만달러에서 지난해 6백58만달러로 늘고, 보아 등 국내가수의 진출이 활발해진다는 점에서 봐도 한ㆍ일 문화교류에 지나치게 방어적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인물과 게임 분야의 완전 개방이 가져올 파장은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일본의 게임기용 비디오게임이 청소년을 사로잡을 때 온라인게임 위주로 이제 막 성장중인 국내 게임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TV쇼와 드라마 역시 개방해도 큰 지장이 없다지만 방송은 사전심의를 할 수 없고,충격과 자극의 정도가 우리와는 크게 다른 일본문화가 안방에 곧장 들어온다고 볼 때 보다 세심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이제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일본문화를 공급하는 관련자들의 의식과 국민의 안목에 달렸다. 또 문화상품에서 중요한 건 국적이 아니라 가치인 만큼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일본문화에 대한 공포심과 맹목적 탐닉도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무엇보다 문화개방 시대에 당당히 맞설 우리 문화상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최우선 과제다. 우리 문화상품의 저작권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함도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