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백화점들이 추석 대목에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추석 때 풀린 상품권 회수를 위한 판촉행사를 앞다퉈 벌이는가 하면 다음달 1일부터는 가을 정기 세일에 들어간다. 세일 기간은 작년보다 이틀이나 늘려잡았다. 이에 앞서 23일부터는 유명 브랜드 세일이 시작된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의 수도권 점포들은 가을 정기세일을 수요일인 다음달 1일부터 12일까지 연다. 통상 금요일에 시작해온 정기세일을 수요일부터 시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정선 현대백화점 차장은 "추석 때 반짝 호전됐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시기를 앞당겨 수요일에 세일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일은 불황 속에서 열리는 만큼 실속형 기획상품이 여느 때보다 많이 쏟아져나올 전망이다. 백화점의 주력인 패션 브랜드들은 가을 신상품을 예년에 비해 20∼30% 줄여 내놓는 대신 정상가보다 50∼60% 저렴한 기획상품을 많이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불황 극복을 위해 마진이 거의 없는 '가격 소구형 기획전'을 이번 세일기간 20개 점포에서 대대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추석 선물세트 판매 동향에서 나타났듯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갈수록 실속형으로 굳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정동혁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숙녀매입팀장은 "숙녀복 브랜드의 세일 참여율과 할인폭이 작년보다 10% 정도 높아지고 중저가 상품 물량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이번 세일에 입점업체의 70%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봄 가을 세일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백화점들은 세일에 앞서 추석 상품권 회수용 판촉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25일까지 수도권 12개 점포에서 '가을 셔츠·남방 대전'을 열고 닥스 지방시 카운테스마라 등 유명 브랜드 신사용 가을 셔츠를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8일까지 점별로 테마플라자에서 실속 기획행사를 펼쳐 상품권 회수에 나선다. 주요 행사로는 '가을 인기상품전'(무역점) '인기생활용품전'(신촌점) 등이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세일은 추석 대목에 판매된 상품권과 사은품으로 지급된 상품권이 대부분 매출로 돌아오는 시기"라며 "당분간 상품권 사용을 유도하는 행사로 소비심리를 살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