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지분 51%를 인수한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Lone Star)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뜻을 외환은행측에 표명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론스타측이 항간의 예상과는 달리 외환은행에 대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하고 "경영에 구체적으로 간섭하지는 않은 채 이사회 멤버(사외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 일반적인 감시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시 말하면 투자자로서 일정한 시점에서 목표수익이 달성되면 빠져나가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은 앞으로 상당 기간 전문 경영인인 이강원 행장 체제로 가면서 현재의 영업 방식이나 중장기 경영 전략을 그대로 고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외환은행과 같이 소유.경영이 동시에 미국계 펀드에 매각된 제일은행의 경우 뉴브리지 캐피탈이 인수 이후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고 경영 기법을 전수하는 등 경영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왔다. 론스타의 방침은 전문 경영인 체제를 살리는 동시에 투기 자본이 경영에 개입할 경우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을 불식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미국계 투자펀드가 초기 투자단계에서 밝히는 의례적 입장 표명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금융계 관계자는 "론스타가 가진 투자 원칙과 방침은 실제로 인수대금이 입금된 이후에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하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도 투자펀드인 최대 주주의 입장을 배제한 경영 전략 추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론스타는 이달초 금융감독위원회에 외환은행 지분 51% 인수를 위한 인가신청서를 내면서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로부터 우선주 5천710만주를 주당 5천400원에 인수키로 한데 이어, 앞으로 3년내에 우선주 9천90만주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취득했다. 론스타가 우선주를 추가로 사들일 경우 지분율이 51%에서 65.2%로 올라가게 되지만 실제로 우선주를 취득할 지 여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소식통은 "추가로 우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은 것일 뿐, 당장 우선주를 사들일 계획을 갖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론스타는 이날 특수목적회사인 `LSF-KEB 홀딩스 SCA'를 설립,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인수한 우선주 5천710만주를 양도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