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감성,스포티.' 지난 9일 개막된 세계 최대 자동차전시회 '200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나타난 트렌드다.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이 모터쇼는 차체가 작고 실용적인 소형차와 스포티하고 감각적인 유럽형 자동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향후 자동차 개발의 방향을 제시하는 컨셉트카도 이런 트렌드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차의 매혹(The Fascination of the Car)'을 주제로 한 이 전시회에는 컨셉트카와 신차 1백25종을 포함해 모두 2천여종의 자동차가 전시됐다. ◆실용적인 게 아름답다 유럽시장의 특징을 반영하듯 경차를 비롯해 소형차 소형MPV(다목적차량) 등 덩치가 작은 차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특히 실용적인 해치백(5도어) 스타일의 모델이 대거 선보였다. 대표적인 게 폭스바겐의 골프 5세대 모델과 골프 GTI 컨셉트카. 폭스바겐은 GTI 컨셉트카를 한 복판에 전시하고 5세대 모델들을 둥그렇게 배치했다. 해치백 스타일의 골프 5세대는 내달 양산에 들어간다.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께 도입될 예정이며 GTI는 내년 파리모터쇼에서 양산모델로 데뷔한다. GM대우차 역시 라세티 해치백을 처음 공개했다. 내년 초부터 유럽시장에 진출할 모델이다. 시트로엥의 C2(4인승 2도어),벤츠 계열의 스마트 포포(4도어),마쓰다3,로버의 시티로버(5인승 4도어) 등도 작지만 실용성을 추구하고 있다. 기아차는 1천cc급 경차인 SA(수출명 피칸토)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감성을 자극하라 푸조의 2인승 컨셉트카인 4002는 보는 각도에 따라 딱정벌레 돌고래 코뿔소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을 매료시켰다. 유리 전체가 진갈색으로 선팅돼 있고 보닛이 돌출되지 않은채 유선형의 천장과 바로 연결된 파격적인 스타일이다. 마쓰다가 출품한 초경량 콤팩트 스포츠카인 쿠사비 컨셉트카도 독특하다. 후면부 트렁크를 열면 뒷유리가 접이식으로 반으로 접히면서 하늘을 향해 치솟는다. 폭스바겐 자회사인 스코다가 전시하고 있는 해치백 컨셉트카인 룸스터는 차량 안이 보이도록 후면전체를 유리로 만들었다. 천장을 높이고 뒷좌석 내부공간을 대폭 넓힌 점도 돋보인다. 다이하쓰의 컨셉트카 Ai는 앙증맞기 그지없다. 외관이 정육면체인 초미니 4∼5인승 밴이다. 럭셔리 4∼5인승 세단으로 2005년 후반에 출시될 예정인 시트로엥의 컨셉트카 C에어라운지는 붉은빛 실내조명이 자극적이다. ◆미래의 키워드는 '스포티' 날렵한 오픈카 및 스포츠카 형태의 신차나 컨셉트카가 주류를 이뤄 업계의 자동차 개발추세를 짐작케 한다. 압권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뉴SLR 맥라렌. 50여년 전에 나왔던 SLR가 원형인 스포츠카다. 하늘을 향해 날갯짓하는 갈매기 날개모양의 '걸윙 도어'가 이채롭다. 폭스바겐은 2인승 로드스터 컨셉트카인 컨셉트R를 선보였다. V형 6기통 엔진이 장착돼 5.3초 만에 시속 1백㎞에 도달한다. 아우디는 고성능 스포츠카형 컨셉트카인 르망 콰트로를 전시하고 있다. R8을 바탕으로 한 이 컨셉트카는 최대출력이 6백10마력이며 알루미늄 차체가 적용됐다. 양산을 염두에 둔 모델이다. 도요타는 스포츠 컨셉트카인 CS&S를 선보이고 있다. 정면이 귀여운 꼬마얼굴 모습인 CS&S는 하이브리드형 환경친화적 미래차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오픈카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스포츠쿠페인 기존 투스카니를 토대로 한 하드톱 컨버터블(카브리올레) 컨셉트카인 CCS를 선보이고 있다. 내년 하반기께 양산한다는 목표다. 기아차는 2천cc급 쿠페스타일의 하드톱 오픈스포츠카인 컨셉트카 KCVⅢ를 공개했다. 프랑크푸르트=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