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p@eland.co.kr 회사의 경영자 가운데 직원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그가 경영하고 있는 회사를 방문했을 때 엘리베이터 앞에 경영자의 주간 스케줄 표를 붙여 놓은 것을 보았다. '직원들과 의사 소통하는데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구나'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경영자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직원이 알고 있어 연락해야 할 곳과 지금 연락 혹은 방문이 가능한지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최소한의 에너지로 가장 효율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경영진에도 가장 효율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보여 주었다. 경영자들이 모여 의논하는 시간에 다른 경영자들은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타인을 이해시키려 노력한 반면 그는 매우 단순하지만 효과있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그가 사용한 방법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는 길게 이야기하는 대신 간략한 질문을 사용했다. 그 뒤 나도 흉내를 낸답시고 생각한 질문을 몇차례 시도해 봤는데,설득시키기 위한 준비보다 그 짧은 질문 하나를 위한 투자가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설득을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으로 충분하지만 질문에는 지혜가 필요하다. 친구 한 사람에게서 비슷한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내가 준비를 덜 했을 때 말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준비가 잘 되면 더 간략하고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 그렇다. 완성된 것은 단순해진다. 복잡한 것은 아직 과정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20년 전 박사 과정 시험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경험이 있는데 나는 아직 그때의 시험문제를 잊지 못한다. 시험문제는 하나였고 나의 준비는 그 문제에 미치지 못했기에 당시 불합격에 아무 이의가 없었다. 그 문제는 나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문제였기에 나는 그 문제에 감탄하며 1시간을 보냈다. 좋은 질문 하나는 10시간의 강의보다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 질문 하나에 인생을 바꾼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말' 비슷한 제목의 책을 본적이 있으니까. 며칠 전 나를 돕는 책임자에게 부탁을 하였다. 내가 경영자들을 만날 때 혹여 잔소리를 하거나 지시 위주가 되어 상대방을 피곤하게 하지 않도록 가장 중요한 질문 하나를 준비해 달라고. 앞으로는 내가 던진 질문 하나가 나와 만나는 사람에게 화두가 되어 그가 밤이고 낮이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지혜의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