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Unbreakable).' 기업용 소프트웨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 시장의 강자 한국오라클. 이 회사는 주력제품을 선전하는 문구로 '난공불락'이라는 다소 과감한 수식어를 채택하고 있다. 화재나 폭발과 같은 재해가 발생해도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고 웬만해선 시스템이 다운되지 않는 제품의 뛰어난 성능을 강조하는 말이다. 전세계적인 '난공불락 캠페인'은 오라클의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오라클의 성적은 눈부시다. 본사인 미국 오라클이 지난 89년 한국시장에 법인을 설립한 이래 한국오라클은 줄곧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연간 2천억원대 규모인 국내 DBMS시장에서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은 무려 6천개에 달한다. 오라클 제품의 고객 사이트는 금융 통신 공공 분야 등 광범위하다. KT LG전자 삼성전자 외환은행 조흥은행 교보생명 철도청 교육인적자원부 등 굵직굵직한 고객 사이트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 핵심 제품에 대한 성공적인 마케팅 한국오라클 DBMS제품 가운데 핵심은 '난공불락'이란 광고 문구로도 잘 알려진 '오라클9i 데이터베이스'다. 기업이 대량의 정보를 관리하고 e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원활히 가동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베이스(DB) 플랫폼이다. 오라클9i의 성공은 무엇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라클9i는 정보 보호는 물론이고 사용자 실수나 예기치 않은 장애로 인한 시스템 정지까지도 방지한다"며 "0%에 가까운 데이터 유실률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오라클은 이러한 제품의 강점을 강력한 마케팅 메시지와 연계해 효과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고 자평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 오라클 고객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전략을 쓴 것도 고객을 발굴, 확보하고 한국오라클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앞으로도 난공불락 제품군과 고객사간의 '윈윈' 전략을 구사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시장 다각화로 입지 강화 국내 대기업 시장을 이미 장악한 한국오라클은 이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저비용ㆍ고효율'을 강조하는 솔루션으로 크게 두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는 중소기업전용 제품 개발로 중소기업(SMB)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것이다. 현재 SMB 전용제품인 '오라클9i 스탠더드에디션'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최근 분산환경이나 부서 단위의 독립 업무를 위한 소규모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간편한 사용법 △가격대비 최대 성능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하나는 공개 운영체제(OS)인 리눅스를 지원하는 '난공불략 리눅스' 전략이다. 다시말해 안정성과 비용 효율성으로 부각되고 있는 리눅스 운영체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저가 시장에 대한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오라클은 리눅스업체인 레드햇과 유나이티드 리눅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들이 안전하게 리눅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난공불락 리눅스 캠페인'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또 국내 리눅스 협력업체를 재정비하고 우수한 리눅스 업체들을 발굴해 공동 마케팅과 영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 토털 솔루션업체로 도약한다 한국오라클은 '난공불락 마케팅'의 성공을 기반으로 e비즈니스를 위한 토털 솔루션 업체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관리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DB제품군만이 아니라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고객관계관리(CRM) 등 어떤 기업용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것. 실제로 오라클은 DB제품 외에도 ERP나 CRM, 전략적기업경영(SEM), 공급망관리(SCM) 솔루션 등 핵심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통합 솔루션 'e비즈니스 스윗(Suite)'을 제공하고 있다. 또 컨설팅, 교육, 지원 서비스 체제도 갖추고 있다. 한국오라클 윤문석 사장은 "절대 강자의 위치에 있는 DBMS제품 뿐만 아니라 ERP, B2B, CRM 등 각 사업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기업의 비즈니스 현안에 주안점을 둔 종합적인 e비즈니스 컨설팅과 통합 솔루션 제공을 향후 사업의 중심축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