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의했다. 기본급을 24.3% 인상해 달라는 노조측 요구에 대해 회사가 10.3% 인상안을 제시하자 회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차 기아차 화물연대 등이 줄줄이 파업을 벌이는 통에 나라경제가 흔들리고 있는데,또다른 불씨가 생겼으니 정말 큰 일이다. 대우차를 위해선 물론이고 국내 자동차산업과 국가경제 차원에서 봐도 대우차 노조가 지금 파업하겠다고 나설 때는 아니라고 본다. 대우차 노조 요구는 제3자가 봐도 무리한 측면이 많다. 우선 새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경영이 아직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대폭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없다. 노조측은 자기네 요구대로 올려도 근속기간이 비슷한 현대차 직원에 비해 임금이 한달에 8만원이나 적다고 주장하지만,회사형편이 다른데 무조건 비슷한 대우를 요구하는 건 억지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GM이 대우차를 인수할 때 향후 3년 동안 노사분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부평공장 인수조건의 하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파업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잇따른 파업사태로 국내 자동차산업 위상이 흔들리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자동차산업은 부품 생산업체,국내외 판매업체,소모품 생산업체,자동차 수리업체,기타 서비스업체 등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엄청나며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이렇게 중요한 산업이 완성차 조립공장 노조의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게다가 자동차는 대표적인 내구소비재로서 한번 해외 딜러망이 와해 되거나 소비자신뢰도가 추락하면 이를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과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우차 노조측도 임금협상에서 나름대로 고충이 있겠지만,회사내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