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업계가 본격적인 호황국면을 맞고 있다. 대기업이 속속 주5일 근무 체제를 갖추고 있는데다 주요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업무용 차량을 장기 임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렌터카 수요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절정으로 치닫고 있어 웬만한 관광지의 렌터카는 동이 날 지경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금호개발의 이달중 렌터카 가동률은 94%, 2위인 KRX(AVIS 렌터카)는 95%선을 각각 유지하고 있다. 정비 차량을 제외하곤 사실상 풀가동 상태에 들어간 셈이다. 금호개발의 우만식 과장은 "지난해 말 7천8백대였던 보유 차량을 올들어 1만5백대로 늘렸지만 휴가철이 겹치면서 차량 공급이 달린다"며 "연말까지 2천5백대를 추가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8천8백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KRX의 배상연 관리팀장도 "차량의 85%가 장기 임대되고 있어 요즘 같으면 단기 고객들에게 차를 배정하기 힘들다"며 "가동률이 석달째 택시회사(90∼92%)를 추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정은 4천5백여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통운과 2천7백여대를 운행하고 있는 기아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이들 업체는 렌터카가 주력은 아니지만 평균 영업이익률 10% 이상의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어 회사의 영업수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 '법인을 잡아라' 1998년말 기준으로 2만9천8백3대에 불과했던 전국 렌터카 등록대수는 지난달 말 8만9천69대로 늘어나 4년7개월만에 2백%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업체들은 국내 렌터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경쟁적으로 차량 구입을 늘리고 있다. 업계의 최대 승부처는 법인 영업.그동안 업무용 차량을 직접 구입했던 주요 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차량관리 아웃소싱' 차원에서 대량으로 렌터카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상반기 최대의 '월척'이었던 우리은행의 업무용 차량 5백대는 금호와 기아차에 공동 낙찰됐다. 금호는 또 기업은행 1백대, 한국건설관리공사 1백대, 코오롱그룹으로부터 40대를 각각 수주했다. 이에 맞서 KRX는 국민은행 3백50대를 비롯 대림산업 65대, KBS 30대 등을 따냈으며 대한통운은 검찰청 SK KTF 등을 거래처로 확보했다. ◆ '주5일 근무제에 편승하라' 렌터카 회사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하루 7만∼8만원에 뉴EF쏘나타를 빌려 탈 수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요즘 금요일 오후에 차를 빌려 일요일 오후까지 48시간동안 렌터카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단기 고객의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수익 향상의 지름길이기 때문에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개발의 경우 외제차 수요 증가에 맞춰 지난 7월 크라이슬러의 차량 7대를 구입했으며 보유 차량 1만대 돌파기념으로 이달 말까지 추첨을 통해 TV 냉장고 등을 제공하고 있다. KRX는 홈페이지(www.avis.co.kr)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최대 55%의 할인 혜택과 함께 △무료 이용권 △생일 특별 할인권 △해외 렌터카 할인 등의 서비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