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디지털웨어는 기업 회계용 소프트웨어로 잘 알려진 토종 경영정보시스템(MIS) 전문업체다.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한 '네오플러스'는 단일 소프트웨어로는 드물게 1백억원 이상의 연간 매출을 올린 이 회사의 '효자' 상품이다. 전국 세무회계사무소의 85%에 해당하는 5천여개 사무소와 7만여 중소기업이 네오플러스의 고객이다. 지난 92년 처음 시장에 선보인 이 제품은 2001년 유지·보수를 제외한 순수 매출만 1백22억원을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네오플러스의 성장세에 힘입어 더존디지털웨어는 2000년 말엔 코스닥시장에도 성공적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나름대로 아픔도 겪어야 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동종업계 등록업체인 뉴소프트기술과의 합병을 시도했지만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합병 추진 과정의 혼란과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더존디지털웨어의 지난해 실적은 다소 저조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22%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7%가량 감소한 것.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김재민 사장을 주축으로 더존디지털웨어는 '제2의 도약'을 외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김 사장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유니시스 등 외국계 기업 지사장을 수차례 지낸 IT업계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올들어 더존디지털웨어는 김 사장 체제에서 글로벌 우량 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우선 지난 6월 초 수익성이 떨어지는 ERP 사업 부문을 '더존다스'로 분사시켰다. 핵심 역량에만 집중해 중소기업 경영정보(SMB)전문 솔루션 업체로서 전열을 가다듬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또 제품 총괄매니저와 마케팅 기획실을 신설하고 제품판매 채널을 정비해 기획부터 판매,서비스에 이르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바꾸는 '밸류체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업종별로 최적화된 솔루션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해 업종별로 특화된 솔루션 전문업체와의 제휴도 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제품개발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우량 솔루션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기술 투자비의 감소와 제품안정도를 높일 수 있어 회사의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는 특히 더존디지털웨어 입장에서 의미가 큰 해다. 지난달 초 네오플러스를 출시한 지 11년 만에 업그레이드 버전인 '네오플러스Ⅱ'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신제품은 기존 네오플러스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업무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회사측은 네오플러스Ⅱ로 올해 50억원의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한 달간 SMB솔루션 부문 매출은 네오플러스Ⅱ 판매 호조에 힘입어 유지·보수료를 제외한 순수 매출만 전월 대비 36% 정도 증가한 8억2천만원을 기록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김 사장은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57% 증가한 것으로 여름이 소프트웨어 업종의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