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 평균임금이 무려 6천만원이나 되는 LG칼텍스정유 노조가 임금을 11.2%나 더 올려달라며 파업을 결의한 것은 참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연봉 2천만∼3천만원을 받으면서 생산현장에서 묵묵히 땀흘리고 있는 타 사업장의 대다수 근로자들이 얼마나 허탈해 할지를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지 노조측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노조측에서는 유화업체 근무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고 기업 경영성과 배분차원에서 요구사항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설득력이 없다. 생산현장에서의 위험성으로 따지자면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LG정유 보다 더 위험한 사업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경영성과 배분문제도 그렇다. 최근 LG정유가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노동생산성과는 무관한 유화산업의 독과점적 구조에 기인한 바 크다는 것을 노조도 잘 알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경영성과는 소비자들의 제품가격 인하요구 근거는 될수 있을지언정 끝없는 임금인상 요구의 빌미는 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LG정유의 파업결의도 현대차 기아차 등 고임금 사업장에서의 빈번한 파업과 마찬가지로 생존권적 차원의 노동운동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 기득권층이라 할 수 있는 대기업 노조의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다. 오죽하면 사측에서 그동안 비밀로 해왔던 생산직 직원의 임금을 공개하면서 임금인상 요구의 부당성을 지적했겠는가. 최근 빈발하고 있는 대기업 노조의 횡포는 이제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끝없는 임금인상 요구로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2∼3배나 높은 선진국의 동종업종 임금수준에 육박하고 있어 주력업종의 경쟁력 상실을 시간문제로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툭하면 파업에 나서 대외신인도를 하락시키고,임금인상분의 상당부분을 하청업체나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는 등 해악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기업 노조는 이제 '내 배만 부르면 그만이다'는 식의 임금투쟁을 그만두어야 한다. 이러고는 그들의 직장이 보장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임금의 연쇄적인 인상을 촉발시켜 남의 직장마저 위협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국민소득이 1만달러도 안되는 우리 현실에서 생산직 평균연봉이 6천만원이나 되는데도 이것도 모자란다며 파업에 나선다는 것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배부른 투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