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8일 실시한 올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성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잠정합의안 도출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다. 주5일제 시행과 노조의 경영 일부 참여 등 굵직굵직한 현안에서 노조가 100%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을 얻어내 합의안에 대해 비교적 만족하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8일 현대차와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율 92.8%에 찬성률 80.3%를 얻어내 87년 노조 설립 이후 역대 최고의 찬성률을 나타냈다. 지금까지의 찬성률은 1, 2, 3차 투표를 합쳐 97년의 71.6%가 최고였다. 지난 87년 노조설립 후 지난해까지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1차에서 가결된 것도 6차례 밖에 없고 나머지는 모두 2, 3차투표까지 가거나 위원장이 직권으로 조인했다. 노조에서는 올 임단협에 대해 이처럼 높은 찬성률을 기록한 이유는 고용안정 부분에서 회사측이 전향적 태도를 보임에 따라 오랫동안 회사에 가졌던 불신을 상당부분 씻어낸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올 임단협에서 합의된 실질적 임금 인상폭은 지난해 수준보다 오히려 못 미치고 있어 임금 인상이 파격적 찬성률 도출의 주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번 임단협 타결이 노사간 신뢰를 회복, 회사의 투명경영과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노조의 발목잡기에 따른 회사의 `글로벌 전략'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지만 해마다 거듭돼왔던 노사분규의 주원인이었던 상호 불신을 불식시킴으로써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의 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는 주 5일 근무제 시행과 관련, `생산성 5% 향상을 전제로 한다'는 당초 입장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 일단 노조를 믿어보기로 한 상태다. 회사도 노조의 이런 입장에 어느정도 공감하면서도 합의안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찬성률이 너무 높게 나오자 약간은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임단협 타결은 현대차 노사 양측의 상호 신뢰 회복에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노조집행부가 이끌어낸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전폭적 지지가 확인됨에 따라 노동계내에서 현대차 노조의 위상도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