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대자동차의 임단협 타결 내용이 노조원 찬반투표를 통해 확정됨에 따라 재계는 현대차 노사합의가 산업계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대차 합의사항 중 주5일제 도입은 이미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등 현대차 파장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는 정부와 공동으로 사측 대항권 강화와 주5일제 정부안의 조속통과를 추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있다. ◆ 현대차 파장 확산에 우려 = 노조측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이번 현대차 협상은 근로조건 저하없는 주5일제 도입, 노조의 경영참여,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그동안 재계가 반대해 왔던 내용들을 대부분 담고 있다. 특히 금속노조에 이어 현대차가 도입한 주5일제 도입의 경우, 국회에서 법안이통과되기도 전에 노측의 요구가 대부분 수용된 채 합의된 것이어서 재계는 당혹감을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는 금속노사의 합의 이후 주5일제 정부안 수용 의사를 밝히고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주요 정당을 찾아가 국회가 주5일제안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조속한 법안 통과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 하지만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단체교섭에서 주5일제 도입을 놓고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고 쌍용차도 지난 10일 타결된 협상에서 동종사가 주5일근무제를 시행할 경우 도입하기로 해 주 5일제는 업계로 급속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현대차의 주5일제 도입은 3천400여개의 협력업체에 도미노처럼 연쇄반응을 일으켜 중소기업에게도 주5일제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현대차가 `근로조건 저하없는' 주5일제 도입에 합의함에 따라 주5일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노조측이 `현대차형 주5일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새로운 노사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5일제와 함께 노조의 경영참여, 비정규직 처우개선, 과다한 임금인상 등도 타사업장에 연쇄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사실상 경영 주요사항에 관해 노조의 거부권을 인정한 이번 합의가 경영권의 본질을 침해한 것"이라며 "현대차의 이같은 합의가 현대차의 경쟁력뿐 아니라 타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외국인 투자유치에 악영향을 미쳐 총체적인 경제위기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재계, 대응책 마련에 부심 = 재계는 이번 현대차의 단체협약이 향후 노사관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경련은 "노사관계에서 노조쪽에 치우친 세력분포를 개선해 힘의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노조의 경영권 침해에 대해 재계 공동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현대차 노조의 합의 내용과 파업을 이용한 강압적인 요구관철 행태가 향후 전체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와 관련한 제도적 보완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 산업자원부는 재계의 요구를 수렴, 사측의 대항권을 강화할 수 있는 12개 개혁과제를 노사관계 법제개편안을 마련중인 노동부 노사관계선진화 연구위원회에 지난달 건의한 상태다. 이 안에는 정리해고 사전통보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조정하고 해고보상금제를 도입하며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 계약기간 3년으로 연장한다는 내용등이 담겨 있다. 또 법정 퇴직금의 폐지 및 기업연금제 도입, 노조의 부당노동 행위 규정 신설,노조전임자의 축소.폐지, 쟁의 조정기간 연장, 쟁의행위 요건 강화, 파업중 대체근로 허용, 노조가입을 의무화하는 유니온숍 규정 삭제 등도 포함됐다. 산자부와 재계가 이처럼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에 공감하고 있지만 노동부가 노동계의 반발을 무시하고 이 안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여서 법개정에 산자부와 재계측의 요구가 그대로 수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특히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산자부의 사측 대항권 강화 방안은 재벌의 주장을 비호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런 내용의 법개정을 강행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투쟁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법 개정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 hisunny@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