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휴가도 끝났으니 일을 해야죠." 현대자동차 노사협상 재개를 하루 앞둔 3일 현대차 노사 안팎은 물론 울산시민과 해외 교포 등 각계에서 협상 조기타결을 간절히 바라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 홈페이지에는 "이제 국가 경제는 물론 고객과 가족 경제도 돌볼 시점이 왔다"며 노조의 전향적인 자세전환을 촉구하는 글로 봇물을 이뤘다. 한 조합원은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는 것은 노ㆍ정 대리전에 휘말려 있는 노조가 명분을 얻어 빠져 나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이번 기회에 조합원들의 실리를 챙겨 공권력 투입이라는 파국을 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판매직 조합원은 "지난 7월 한달간 계약한 10대 차량중 실제 판매한 것은 고작 2대에 불과하다"면서 "영업 일선의 조합원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보는지 이해하고 이번주 내에 파업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다른 조합원은 "외환위기 때 국민들에게 현대차를 사달라고 애원했는데 이젠 국민들의 여망에는 아랑곳없이 수입자동차에 한국 시장을 빼앗기는 사태를 노조가 자초했다"며 조기 타결을 촉구했다. 휴가기간 내내 정상근무를 했던 현대차 관리직 임직원들은 노사 재협상에 앞서 한번 더 생산라인을 점검하면서 극적 타결로 손실을 만회하기를 바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장호균 이사는 "파업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하지만 타율 해결은 또다른 파국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노사가 반드시 자율타결을 이뤄내자"고 역설했다. 울산 시민들도 "올해를 노사분규 대종결을 알리는 평화의 해로 만들자"고 입을 모았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지난 87년 현대차 노조 설립 이후 94년만 빼고 매년 계속된 파업으로 회사는 수조원의 생산손실을,협력업체는 줄지어 도산하는 경제적 충격을 감내해왔다"면서 "또다시 공권력 투입이라는 불명예를 안지 않도록 노사 모두 조기에 자율타결해 줄 것"을 주문했다. 협력 부품업체인 영풍기계 이일병 이사는 "파업으로 한달여간 일하지 못했던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아픔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면서 "노사가 파국을 선택하면 3천여 중소협력업체는 가족들과 함께 파산으로 내몰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상하 울산 소상공인연합 회장은 "하청업체보다 연봉이 두 배나 많은 노조의 투쟁에 대해 10만 소상공인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근로자는 물론 소상공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가는 노조 파업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 현지에서도 조기 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권용혁씨(38)는 "현대차가 마닐라 시내에 보이면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현대차를 부끄러워하는 교포들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현대차의 파업이 교포 경제에도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