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 곳은 많은 데도 경기 침체로 벌이가 시원치않자 서민들이 애써 모으던 적금을 대거 해약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이 민주당의 조재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조흥, 우리, 제일, 외환, 신한, 한미, 하나 등 7개 주요 시중은행의 적금 해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가운데 일부 은행은 해약금액이 60%에 육박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적금 해약 건수별로는 하나가 올 들어 5월까지 매달 평균 2만5천368건이 해지돼작년보다 21.8%가 늘었고 한미는 8천141건으로 15.8%, 조흥 3만3천647건 14.5%, 외환 1만1천903건 7.7%의 증가율을 각각 나타냈다. 우리(3만5천400건), 제일(7천80건), 신한(1만5천767건)도 월 평균 적금 해약 건수가 작년에 비해 1.5∼4.2% 늘어나 7개 은행 모두 해약 건수가 증가세를 보였다. 월 평균 적금 해약 금액별로는 한미가 143억원으로 작년보다 57.1%가 늘어났고외환은 672억원으로 38.3%, 조흥은 1천370억원으로 33.3%가 각각 급증했다. 하나는 1천1억원으로 17.6%가 증가했고 우리와 제일은 각각 1천651억원과 253억원으로 6.8%와 8.1%가 늘어났다. 그러나 신한의 월 평균 적금 해약 금액은 955억원으로 이들 7개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작년 동기보다 6.9%가 줄었다. 2002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국민은행의 올해 월 평균 적금 해약 건수와 금액은 12만7천518건과 3천115억원으로 건수와 금액 모두 다른 은행들을 단연 압도했다. 조 의원은 "적금 금리가 내려가 다른 금융 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해 적금을 해약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 소득 감소 때문에 적금을 깨는 사례가상당수"라고 분석하고 "정부 차원에서 서민층의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