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됐어요.특소세 인하 효과도,휴가철 특수도 모조리 날아갔습니다."


지난 6월20일 이후 노조의 전면·부분 파업에 시달려온 현대자동차 서여의도지점 주채규 지점장의 한탄이다.


1일 발표된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 등 자동차 5사의 7월 판매실적을 들여다보면 주 지점장의 푸념이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단 며칠이라도 파업을 벌였던 기아차나 쌍용차의 판매실적은 수직 하락한 반면 분규가 없었던 르노삼성과 GM대우차는 쾌조를 보였다.


특히 르노삼성은 현대차 파업의 반사이익을 가장 많이 누려 뉴EF쏘나타가 주도해온 중형차 시장판도 뒤집기에 성공했다.


현대차의 7월 판매대수는 내수 4만2백8대,수출 5만7천7백32대 등 총 9만7천9백40대로 전월에 비해 무려 35.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판매의 경우 IMF사태 여파로 자동차 내수경기가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지난 99년 2월 이후 최저치다.


뉴아반떼XD는 주문이 5천여대나 밀려있는데도 물량 부족으로 전월(7천7백73대)에 비해 50.8%나 감소한 3천8백27대를 파는 데 그쳤고 휴가철 특수를 기대했던 싼타페 판매실적(4천8백33대)도 전월보다 13.0%나 감소했다.


올들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수출도 된서리를 맞아 6월보다 44.4%나 줄어들었다.


기아차 실적도 지난달보다 16.7% 줄었다.


내수판매는 파업 여파와 특소세 인하(7월12일)에 따른 고객들의 출고 지연 요구 등으로 전월보다 10.1% 줄어든 2만3천5대에 그쳤고 수출도 19.3% 줄어든 5만2천9백46대에 불과했다.


지난달 초 노조가 민주노총 연대파업을 벌였던 쌍용차도 8.7%의 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내수 1만3천1백70대,수출 2백8대 등 총 1만3천3백78대를 팔아 전월 대비 75.1%라는 기록적인 신장률을 나타냈다.


르노삼성차가 월 판매량 1만3천대를 돌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르노삼성차 서초영업소의 박경자 씨는 "현대차 파업으로 제법 반사이익을 봤다"며 "쏘나타를 사기로 계약했다가 SM5로 바꾼 고객들이 상당수에 이른다"고 말했다.


실제 올들어 한번도 뉴EF쏘나타를 추월하지 못했던 SM5는 이번에 9천6백87대가 팔리면서 뉴EF쏘나타를 2천7백10대 차이로 따돌렸다.


르노삼성차는 이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 지난 31일 끝내기로 했던 무이자할부 등 각종 판촉프로그램을 이달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구매고객에게 30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해피 바캉스' 프로그램도 추가하기로 했다.


GM대우차는 총 4만8천5백55대를 팔아 전체적으로 2.2% 증가했지만 상용차를 제외한 순수 승용차 내수판매는 경쟁사들의 파업 덕분에 전월 대비 14.6%나 늘어났다.


GM대우차 역시 7월까지 시행할 예정이었던 각종 판매인센티브를 이달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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