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위기관리 수준은 평균 74점(1백점 만점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내 훈련이나 미디어관리 등 예방 차원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 자매 경제주간지인 한경비즈니스가 27일 통권 4백호 발간을 기념해 실시한 '한국기업의 위기관리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의 위기관리 점수는 5점 만점에 3.70점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위기이해지수 3.68(73.6점),위기시스템지수 3.86(77.2점),위기커뮤니케이션지수 3.52(71.4점) 등으로 조사됐다. 커뮤니케이션 부문이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은 구체적인 위기관리계획,위기훈련 등 실질적인 실행 측면이 취약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위기관리는 평균 이하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과 금융보험업의 위기관리지수가 각각 4.04와 4.03으로 다른 업종을 압도했다. 반면 제조업은 3.52로 전체평균(3.7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결과를 나타냈다.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3.97과 3.74의 평균점수를 받아 중위권을 형성했다.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도소매업 금융보험업 건설업의 경우 제품안전성,인터넷시스템으로 대표되는 기술적 요소 등의 위기시스템지수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금융보험업은 위기커뮤니케이션지수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위기관리 내용과 업종 특성이 그대로 부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위기관리 수준 회사 규모와 밀접 매출액도 위기관리지수와 상관관계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연간 매출액 3조원 이상 업체들의 경우 평균이 3.92로 거의 4.0에 육박하며 가장 높았고,이어 1조∼3조원 기업이 3.75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전체적으로 1천억원 미만의 업체를 제외하고 업체의 매출이 높을수록 위기관리지수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업체의 직원수와 위기관리지수간 상관관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직원수가 많은 회사일수록 위기관리지수도 높은 성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1만명 이상의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사원수가 적은 업체보다 위기관리에 대한 이해,시스템,커뮤니케이션지수 면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다. 김영욱 이화여대 교수는 "위기관리의 세계적인 추세는 예방에 무게를 두는 것"이라며 "이번 조사에서 국내 기업들은 위기 발생 후의 사후처리에 치중하는 반면 예방적 차원의 위기관리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코콤포터노벨리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와 이화여대 김 교수팀이 국내 3백대 기업(응답 1백11개사)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