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취업난이 심각한 가운데 올해는 은행 취직도 `바늘 구멍' 만큼이나 좁아질 전망이어서 취업 희망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실적 악화와 자산 증가세 둔화에 비정규직 선호경향까지 겹쳐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 직원을 아예 뽑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작년수준보다 낮춰 잡고 있다. 한미은행은 작년 상.하반기 합쳐 150명을 뽑아 인력이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어서 현재는 대졸자 공채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조흥은행은 애초부터 올해 채용 계획이 없었고 외환은행은 인력 재배치 작업이수반되는 `업무 과정 혁신(PI)'을 진행 중이어서 신입 직원을 뽑을 상황이 아니다. 하나은행도 SK글로벌 사태와 경기 침체 등으로 인력을 늘릴 여력은 작은 편이지만 서울은행 합병 건 때문에 이미 작년부터 신입 직원 채용을 미뤄왔기 때문에 올해에는 뽑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에 100명을 뽑았으나 올해에는 국민카드 합병과 한일생명 인수 등 변수가 많아 아직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수 인력 확보 차원에서 신입 직원 채용에 나설 가능성이높지만 합병으로 인원이 너무 많이 늘어나면 신규 인력이 들어올 자리가 없을 수도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 제시했던 해외 경영대학원(MBA) 유학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이 없어도 선도 은행의 명성만으로 우수 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게 아닌 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인력 부족으로 대졸 신입 직원을 뽑을 예정이지만 우리종금과의 합병 및 경기 부진 등을 감안해 채용 규모는 작년의 170여명보다 줄일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대졸자 채용을 거르지는 않겠지만 인력 수요가 많지 않아 규모를 예년(100명 안팎)보다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신입 직원 채용을 작년과 비슷한 30∼40명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바탕으로 대거 직원 채용에 나선 덕에 취업 문이 비교적 넓었던 지난해에도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는데 올해에는 채용 인원이 크게 줄어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