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대기수요 현상인가, 본격적인 내수회복의 시작인가' 지난 12일부터 전격 시행된 특소세 인하조치 이후 자동차 계약과 출고가 크게증가, 일단 출발은 순조로운 상태지만 정작 차업계는 바짝 가슴을 졸이고 있다. 밀려오는 문의전화와 상담으로 당장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신규계약의 대다수가 그동안 특소세 인하를 기다리며 밀려있던 주문이 들어오는 것이어서 아직까지 특소세 효과를 가늠하기엔 시기상조인 상황이다. 실제로 차업계 안팎에서는 특소세 인하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지난 2001년 11월 20일부터 시행된 특소세 인하의 경우 이듬해 8월까지만 이뤄진 한시적 조치였던데 반해 이번에는 영구적 인하이기 때문에 대기수요가 한꺼번에시장에 쏟아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것'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신용경색 현상. 아무리 차종별로 수십∼수백만원씩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카드사와 캐피털사등 제2금융권에서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면 특소세 인하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들어 개인 신용부실에 대한 우려로 할부 금융사들이 고객들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 할부금융 제공을 급격히 꺼리고 있어 고객이 차를 사기로 결심해도 금융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차업체 입장에서는 눈앞에서 고객을 놓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차업계는 다음달 판촉 전략 수립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대부분 업체들이 무이자 할부와 할인, 세금 지원 등 수개월동안 계속해온 출혈판촉 이벤트는 하나둘 접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특소세 인하가 `만병통치약'이라고 믿고 섣불리 그동안의 판촉 이벤트를 철회, 정공법으로 나섰다가 실제 판매 실적이 기대이하일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데 차업계의 고민이 있다. 차업체들은 공격적 마케팅을 어느정도 지속하면서 시장 파이 자체를 늘리는데주력할 것인지 아니면 특소세 인하에 따른 판매급증은 힘들 것이라는 전제하에 밀착형 마케팅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한참 고민중이다. 지난 3월부터 `내맘대로 무이자할부'를 실시, 97년 이후 처음으로 차업계에 무이자 할부 바람을 몰고 온 대우자동차판매의 경우는 최근 내부 회의를 거듭한 끝에다음달 부터는 무이자할부 등 기존 판촉이벤트를 상당부분 축소하고 차종별 타깃층을 집중 공략하는 밀착형 마케팅 위주로 진행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급격한 판매증가를 담보할 수 없는 바에야 구입 가능성이 큰 고객층을 집중공략,위험부담을 줄이고 효과도 극대화하자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면 랜드로버 코리아는 랜드로버 차량 구입자에게 별도로 경차 가격의 50-100%를 지원하는 `경차 살리기 운동 등 기존 프로모션들을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판촉 계획을 미리 짜놔야 하는 업체들로서는 현재로서는특소세 효과를 속단할 수 없어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이달 하반기쯤 가서야실질적인 특소세 여파를 어느정도 전망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