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북핵문제와 대북송금 등 대내외적인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달말 착공돼 21일부터 측량에 들어간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을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북측의 현실과 남북관계의 개선 및 기업의 경쟁력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남측의 입장이 반영돼 불안정한 정치상황 속에서도 공단 조성사업이 본격 시작되는 것이다. 북한은 신의주 행정특구와 나진선봉지구 등이 부진하고 또한 핵문제 등으로 외국으로부터의 신뢰를 상실함에 따라 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와의 경협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우리 역시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경제시대에 국내 기업은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중소기업은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로 공장가동률이 최저로 떨어져 있다. 세계시장에서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도 밀려나고 있다.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중국 등 동남아로 공장을 옮기고 있어 우리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은 우리 기업에 새로운 경쟁력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북한의 노동집약적 경공업 및 부품생산업종 위주의 산업수준을 고려할 때 중소기업의 투자가 유리하고 또한 대규모 투자보다는 소규모 투자가 위험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에 남북경협,특히 개성공단 조성은 중소기업 위주로 추진되어야 한다. 개성공단의 근로자 임금은 사회보장비를 포함해 월 65달러로 남북간에 합의됐다. 만성적인 인력난과 고임금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중소기업엔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서울에서 한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리적 입지도 투자대상으로 적격이다. 특히 지난 6월14일 군사분계선에서 연결식을 가진 경의선 철도와 도로가 개성공단까지 이어지면 물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투자유치 경쟁국들과 유사하거나 다소 유리한 각종 세제혜택도 있다. 이런 이점은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주고 고비용구조로 사양산업이 된 업종들의 북한 진출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우리 산업구조를 한층 더 고도화시킬 것이다. 실제 많은 중소기업이 개성공단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개성공단 입주의향업체가 9백50여개에 이른다. 남북경협실태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의 56.9%가 남북경협 참여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제 겨우 착공식을 거쳤다. 남한기업이 본격 진출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첫째,북한의 용수 전력 도로 등 산업인프라와 함께 중소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이 완비돼야 한다. 가장 기초적 장치인 투자보장 등 4대 경협합의서와 통관 통행 통신 검역 등에 관한 사항이 조속히 발효되어야 실질적인 남북경협이 이루어질 수 있다. 둘째,개성공단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분양돼야 한다. 개성공단 입주의향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국 등 투자유치 경쟁국들과 비교하여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분양가는 평당 10만원 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중소기업의 남북경협을 종합 지원할 수 있는 '(가칭)중소기업남북경협종합지원센터'가 설치 운영돼야 한다. 대북 경협창구가 단일화되어 있지 않아 중소기업들이 남북경협 추진에 혼선을 가져오거나 북측 상대방과의 교섭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해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중소기업 남북경협기금을 조성해 북한진출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해 주고 신용보증기금 등과 연계해 투자 업체의 리스크 분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개성공단의 성패는 향후 남북경협은 물론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장기적으로 민족공동번영과 통일비용 절감이라는 대의를 가지는 동시에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개성공단 조성사업을 포함한 남북경협은 북핵같은 정치적 문제로 그동안 수시로 중단돼 왔고 그런 점에서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정치적 요인에 영향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또 중소기업전용공단으로 조성해 중소기업 입주에 최대의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