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시국선언'을 통해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한 전문경영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노 대통령은 16일 윤병철 우리금융 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 서두칠 이스텔시스템즈 사장 등 한국CEO포럼 회원 38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전 11시부터 2시간30분 동안 간담회를 갖는다. 간담회 주제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진입을 위한 정책과제와 CEO의 역할'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전문 CEO들의 건의를 주로 듣겠지만 정부가 추진중인 시장 및 경제 개혁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과 경제살리기에 기업이 적극 동참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포럼 곽만순 교수는 "대통령이 전문경영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이 의미 있다"며 "경제 살리기에 보탬이 되는 현장의 목소리들을 여과없이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CEO포럼은 최고경영자의 책무를 재정립하고 투명경영, 지배구조개선 작업을 선도한다는 목적 아래 구성된 전문경영인 단체. 기업인 금융인 학계인사 1백70명이 가입해 있으며 윤병철 우리금융 회장,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 정광선 중앙대 교수 등 3인이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최근 국내 상황에 대한 한국CEO포럼의 견해와 각오'라는 시국선언 형식의 성명서를 통해 "국민에게 잘못 제시된 청사진이 있었거나 달성 불가능한 기대를 심어줬다면 지금이라도 이를 바꾸어야 한다"며 정부에 새로운 비전과 나라 경영의 원칙 제시를 촉구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방문을 통해 재계 총수들과는 몇차례 만남을 가지면서 의견을 수렴해 왔다"며 "오너 그룹이 아닌 전문경영인들의 경제관과 요구사항도 들으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촉구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전경련에서 재계 총수와 노 대통령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는 권오규 정책수석의 보고를 받고 "재계의 의견은 충분히 듣고 있고 앞으로도 들을 예정이며 특히 전문경영인과는 빠른 시일내에 만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허원순 기자ㆍ권영설 경영전문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