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역대 최고의 수주 호황을 누려온 조선업계가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한 '여름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25일∼다음달 15일까지를 '혹서기'로 정하고 사내 목욕탕 51곳과 샤워장 36곳을 점심시간에도 개방하는 한편 이 기간에는 점심시간도 평소보다 30분 연장키로 했다. 또 직원들이 시원한 그늘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여름철에는 조선소내 야외 22곳에 대규모 이동식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있다. 블록 내부 등 밀폐된 공간에는 대형 에어컨인 '스팟쿨러'(spot cooler)를 설치하고 작업자들에게는 '에어 쿨링 재킷'을 지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는 혹서기 지원품목을 대폭 늘렸다. 올들어 생산현장내 에어컨과 스팟쿨러를 각각 80대, 18대씩 추가 설치했으며 개인용 에어 쿨링 재킷 지원량도 6천112개로 작년보다 2배로 늘렸다. 생산 현장 곳곳에서 40대의 제빙기와 270대의 냉온정수기가 직원들의 더위를 식혀 주고 있으며 갈증 해소 및 피로회복을 위해 비타민과 식염수, 아이스크림도 정기적으로 제공된다. 이처럼 조선업체들이 여름철 작업환경 개선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대부분의 작업을 옥외에서 해야 하는 선박 공정의 특성상 여름철 땡볕 아래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서 작업을 한다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업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만 해도 무려 영상 40∼50도 정도에 달해 생산직 사원들 사이에서는 '여름나기'라는 표현이 붙을 정도. 더욱이 올해는 사상 최고의 건조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주 초호황 등으로 일감이 잔뜩 밀려 있어 무더위로 인한 사기 저하 및 업무효율성 감소는 최대의 적일수 밖에 없다. 삼성중공업도 곳곳에 제빙기를 설치한 것은 기본이고 온도가 30도를 넘는 날에는 수박과 미숫가루 등을 준비, 배식을 실시하며 점심시간을 중심으로 식염포도당과냉동생수를 지급하고 있다. 또 에어쿨링 재킷과 환기팬 등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 조선소는 여름철 식단을 삼계탕과 도가니탕, 한방갈비찜 등 보양식 위주로 편성하고 냉면과 콩국수 등 여름별미를 주 1회 이상 서비스하는 등 직원들의 입맛 돋우기에도 만전을 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