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ident@kdu.edu 내가 미국 원주민인 인디언부족과 처음 조우했을 때만 해도 이들이 원래 시베리아에서 베링해협의 육교를 이용해 북미로 이주했다는 '육교이론(land-bridge theory)'을 몰랐다. 그들에 대한 나의 지식은 루소가 묘사한 '고귀한 야만인(noble savage)'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인디언들의 조상은 아시아에서 왔고,부족 수도 많다는 것을 얼마후 알게 됐다. 현존하는 부족 수만 해도 5백여 부족이나 되며,그 수도 2백만명이나 되고,주로 30개 주에 산재한 보호구역에 살고 있다. 그들의 생김새는 우리와 너무나 비슷하다. 어린 아이의 엉덩이에는 '몽고반점'도 있고,우리처럼 애들을 등에 업고 다니며,박으로 만든 바가지를 사용한 것도 우리와 같다. 뿐만 아니라 '허세'를 부리지 않고 겸손한 태도를 가진 것도 우리와 닮았다. 머리를 쪽진 연로한 할머니가 나무 잎을 태워 연기를 내 모기를 쫓는 장면을 보았을 때,나는 고향마을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기도 했다. 내가 촉토인디언들의 경제부흥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일이다. 나는 그들의 협조를 극대화하기 위해 부족의회의 의원들에게 "여러분이 보시다시피,여러분과 나는 생김새가 비슷합니다.내가 여러분들에게 한국말로 말하면,여러분들이 다 알아들을 것 같이 생각됩니다.여러분은 정말 나의 '먼 사촌'입니다.여러분의 조상들이 나보다 먼저 베링해를 건너왔다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이 연구 프로젝트에 협조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그들이 내 호소를 받아들여서 협조해 준 덕에 나는 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내가 주도한 프로젝트에서 나타난 자료를 바탕으로,촉토부족은 효과적인 자립정책(self-determination)을 수립해 성공을 거뒀다. 결과적으로,1974년에 2천여달러에 불과하던 1인당 연평균 소득이 2001년에는 2만4천달러를 넘게 됐다. 북미자유협정(NAFTA) 이후에는 멕시코에 현지공장까지 건설하는 '국제부족'으로 발전했다. 단기간에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잠재력도 우리를 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