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6년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내은행과 보험회사 등 금융회사들의 중국 진출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회사가 중국에서 영업 중인 지점이나 합작법인은 11개(현지 사무소 제외) 정도에 지나지 않고 있으나 향후 3년 이내에 30여개 이상으로 크게 증가할전망이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해 현재 영업 중인 금융기관은 9개사로 지역별로는 상하이(우리.산업.하나은행, 삼성화재)와 텐진(외환.신한.기업.조흥은행)이 각각 4곳이고 다롄(외환은행), 베이징(외환은행), 칭다오(제일은행)가 각각 1곳이다. 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신한은행, 외환은행은 연내에 중국에 지점을 추가로개설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이 당장 오는 15일 칭다오에 지점을 내고 우리은행은 24일 베이징에 영업점을 개설한다. 이어 9월에는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이 상하이에 각각 지점을 열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국내 금융기관의 중국 진출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의보험회사인 삼성생명은 내년에 중국 민간 기업과 합작으로 베이징에 대형 생명보험회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현재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우리은행은 광저우와 센양에 추가로 지점을 낼 계획이며 하나은행은 칭다오지점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시기를 못박지는 않았지만 국민은행은 상하이와 베이징에, 기업은행은 칭다오와웨이하이에, 외환은행은 광저우.칭다오.충칭에 각각 영업점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현재 사무소가 있는 베이징.광저우 등을 대상으로 지점개설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영업점을 개설할 경우 다른 은행들처럼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유학생, 교민들을 상대로 영업하기보다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하기로 하고 5명의 중국인 전문 인력을 뽑아 국내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오는 2005년까지 국내 금융기관이 신규로개설할 영업점이나 현지 법인은 모두 20여개를 넘어 전체 점포수는 30개를 훌쩍 초과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현지 영업을 할 수 없어 삼성증권 등이 사무소만 두고 있지만 증권영업이 개방되면 곧바로 영업점으로 전환해 시장을 파고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국내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 기업이나 유학생이 급증해 '장사'가 되는 데다 중국이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2006년까지 금융시장을 개방하게 돼 있어 영업 전망이 밝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금융기관들은 한국 기업이나 유학생들을 상대로 외화거래나무역금융 등의 '외화표시 업무'만 다루고 있으나 금융시장이 개방되면 중국 화폐로예금.대출.외환 업무를 취급할 수 있는 '인민폐 업무'가 허용된다. 우리은행 국제업무지원단 이성만 수석부부장은 "중국은 급속한 개방과 경제 발전, 잘 짜여진 지방자치 등으로 금융 잠재력이 무한한 데다 2006년부터 금융시장을개방하게 되면 영업 여건이 획기적으로 좋아지기 때문에 외국 금융기관들은 물론 국내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지점을 내거나 합작법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기관들이 봇물 터지듯 영업점을 내면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이나 유학생, 교민들을 상대로 과당 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어 무분별한 중국 진출이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국제 담당 김왕경 이사는 "해외에 점포를 내려면 시장성과 수익성, 성장 가능성 등이 확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시장 규모나 여건에 비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특정 지역에 너무 몰리면 과당 경쟁이 불가피해 도태의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