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원 외환은행[04940]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할 예정이어서 그의 행보에 금융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외환은행이 중국에서 국내 은행권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크다는 게 외환은행측의 설명이지만 그와 동시에 물밑 진행 중인 하이닉스[00660]반도체 중국 매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4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이 행장은 오는 7일부터 이덕훈 우리은행장, 연원영 자산관리공사 사장과 함께 금융 관련 협력 대표로 노대통령 방중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행장이 방중 수행자 명단에 포함된 것은 외환은행이 국내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고 중국내에서 가장 많은 점포 수를 가진 국내 은행이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알려졌다. 정식 수교 이전인 지난 1992년 7월 국내 은행 최초로 베이징 사무소(96년 베이징지점 승격)를 개설한 외환은행은 93년 12월 텐진지점, 95년 2월 다이롄지점, 오는9월 상하이지점 등 국내 은행권의 중국 진출에 단연 앞장을 서고 있다. 작년 8월부터는 인민폐 업무도 허가받았다. 또 중국 4대 상업은행(공상.농업.중국.건설은행) 및 6대 전국종합은행(교통.중신실업.광대.화하.민생.초상은행) 등과 환거래 계약을 맺어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기업들에게 든든한 후원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게 외환은행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번 방중은 외환은행이 중국에서 더 특화된 영역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외환은행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이 안고 있는 최대 난제가 하이닉스 문제이고 대(對) 중국 매각이 그 해법으로 추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행장의 방중이 다목적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 5월초 하이닉스(메모리 부문)를 중국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주간사인 모건 스탠리를 통해 중국 반도체업체들과 실무적인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인수 의사를 밝힌 중국 반도체 관련 업체가 2∼3곳 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가격을 둘러싼 입장 차이, 대만과의 협력 관계 등 복잡한 요인으로 인해 구체적인 협상 진척이 이뤄지지는 못한 것으로 업계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측은 "순수히 대통령 방문 길을 수행하는 것으로 하이닉스매각건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금융계에서는 그러나 이 행장의 이번 방중이 직접적으로 하이닉스 매각 협상을겨냥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중국 반도체업계가 사실상 관(官)의 지배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이닉스 매각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분위기 조성'에 커다란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