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은 해결됐지만 수출이 끊기다시피해 이러다가 회사문 닫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노동계 태풍의 눈이 됐던 창원 두산중공업 공장은 현장 근로자부터 최고경영자,노조까지 위기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배달호씨의 분신사태 이후 터진 파업의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회사 관계자는 "일감이 크게 줄면서 생산현장의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불안감마저 확산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두산중공업의 수주액은 5천억원으로 목표수주액 4조원의 12%만을 겨우 채워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의 불안한 노사관계 때문에 해외수주 취소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박용성 회장을 비롯 김대중 사장이 직접 해외를 방문해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떨어진 회사의 대외신뢰도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현장의 한 직원은 "경기가 좋으면 모르겠지만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노조파업으로 인해 손실이 더 크다"며 "아직도 일부 해외 발주처는 파업이 계속되는 줄 오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근로자도 "몇 년 전만 해도 일감을 쌓아두고 일했는데 이젠 일감을 찾아 헤매야 할 판"이라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걱정했다. 노조측도 한숨이 터져나오기는 마찬가지다. 또다시 파업을 벌였다간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강성 노조원의 발언엔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두산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5일 금속노조 경고파업에 간부들만 참석한데 이어 3,4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파업집회 행사에는 아예 불참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수주 저조 등으로 일단 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회사측과 임단협을 진행 중"이라며 "회사상황이 이렇게 나빠질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현장의 한 직원은 "위기 분위기가 회사를 감싸 파업에 동조하는 조합원들이 거의 없는 실정인데 노조가 어떻게 파업에 참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파업을 강행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사회부 기자 hyun@hankyung.com